인천시의 도시규모 기능에 비해 도로망이 잘 정비돼 있지 않다는 것은 새삼스러운 얘기가 아니다. 급격한 경제성장과 그에 따른 인구증가를 모르는 바 아니지만 문제는 새로 개발되는 지역이라고 해서 사정이 크게 나을 것이 없다는 사실이다, 그동안 도시개발사업을 벌이면서 도로 등 사회기반시설이 제대로 이루어졌는가를 따져볼때 결코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눈에 보이는 성과에만 급급한 탓에 도로정비-확충은 으레 뒷전으로 밀려났던 것이다. 사정이 이러하다 보니 교통사고율이 전국에서 둘째가라면 서럽다 할 정도로 많아진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라 하겠다. 도로의 적체는 곧장 물류비 상승이라는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킬 뿐 아니라 생활불편, 나아가 민원(民怨)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 또한 크다. 당국의 획기적 도로망 정비와 확충이 절실히 요구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보도에 의하면 인천시 연수구 옥련동 아파트 단지 1만여세대 주민들이 교통난에 시달리다 못해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일대에 고층아파트가 들어서는 바람에 상주인구가 연수구에서 인구밀도가 가장높은 1만여세대를 헤아리는 웬만한 도시를 방불케하고 있는데 주도로, 다시 말하면 간선도로가 없다니 주민들이 겪고 있는 생활불편을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전체적인 교통흐름이 원활하지 못해 일부 개통된 도로마저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H아파트 A아파트 주변에는 도로가 건설되지 않아 이곳에 인접한 목장과 늪지대에서 심한 악취가 풍기고 파리 모기떼까지 우글거리게 된다면 공해와 함께 여름철 방역이 새로운 문제로 제기된 것은 당연한 일이다.

 우리가 걱정하는 것은 이런 불합리가 다른 개발 지구라고 해서 사정이 크게 나을 것이 없다는 점이다. 할일은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데 개발을 한답시고 문제해결보다는 오히려 문제만 더 일으키니 이일을 어찌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제발 이젠 그런 시행착오를 일으키는 일은 그만들 해주었으면 좋겠다. 생색내기 개발사업에 매달리는 구태에서 일신, 철저하게 타당성을 따지는 심사혁신이 긴요하다. 특히 관계자들의 일대 의식전환이 절실히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