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이후 가장 많이 선생님들이 교단을 떠난다고 한다. 5만명이 넘는 선생님들이 일시에 교단을 떠나는 것은 이유야 어떻든 우리 교육계에 커다란 손실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정년을 종점으로 생각지 않고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고자하는 선생님이 있다.

 오는 8월말로 정년을 맞는 부개여고 권용옥 선생님(62). 권선생님은 청소년을 사랑하는 인천시민모임 대표로 활동하기로 결심했다. 『평소에 교육단체활동에 관심이 있었는데 학교 선생님 한 분이 청소년생활마당 「내일」이라는 단체를 소개시켜주었습니다.』

 청소년을 위해 봉사할 기회를 찾고 대화와 토론의 장도 넓히는 것으로 정년 후를 맞겠다는 생각이다.

 『3학년 진학지도를 많이 했는데 입시제도가 너무 많이 변하다보니 학생들은 고사하고 선생님들도 적응하기 어렵습니다. 더군다나 지금 1학년 아이들은 수행평가다, 현장학습이다 해서 더 정신이 없는 것 같습니다.』

 선생님은 위 아래가 따로 노는 것 같다며 퇴임하는 입장에서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한다.

 앞당겨진 정년에 대해 여쭈니 『후배들을 위해서라면…』이라며 말끝을 흐린다. 그러면서 『생활을 충실히 하고 교육에만 몰두하는 후배들이 되어달라』고 주문한다.

 『이제 청소년을 사랑하는 인천시민모임을 열심이 해야지요. 사정이 허락된다면 나의 전공 지식을 강의하면서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었으면 합니다.』

 전라도가 고향인 선생님은 경상도에서 30년 근무하고 지난 88년 인천으로 오게 됐다. 벌써 인천생활 11년째가 됐다며 회상에 잠기는 선생님은 이제 인천시민으로 청소년을 위한 지역공동체 후원과 봉사활동을 구상하며 정년을 맞으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