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순의 기업가가 선천성 심장병을 앓는 30대 남자의 수술비로 수천만원을 쾌척했다.

 인천 향토기업인 경인실업 이교은 회장(79).

 이 회장이 선천성 심장병 환자인 이모씨(36)의 딱한 사정을 알게된 것은 지난 96년. 이씨가 심장과 폐를 기증할 사람을 기다리며 힘겨운 투병 생활는 모습을 우연히 TV를 통해 본 이회장은 곧바로 전주로 이씨를 방문, 수술비 전액지원을 약속했다.

 그동안 기회 있을 때마다 수억원의 장학금과 불우이웃 성금을 선뜻 내놓은 이회장이 이번엔 꺼져가는 생명의 빛이 된 것이다.

 이 회장의 수술비 지원 약속에도 불구, 장기기증자가 없어 입·퇴원을 거듭하며 눈물 겨운 투병생활을 하던 이씨에게 지난 6월 30일 반가운 소식이 날아 왔다.

 뇌출혈로 사망한 30대 남자가 심장과 폐를 기증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당시 전주에 있던 있던 이씨는 또다시 절망을 맛봐야 했다. 인천행 고속버스가 끊겨 발이 묶였기 때문.

 그러나 하늘도 이씨를 버리지 않은 듯 그는 극적으로 전북도 소방본부 119 헬기의 지원을 받아 1시간만에 가천의대부속 길병원에 도착, 무사히 수술을 받고 새생명을 찾았다.

 이 회장은 이씨가 수술을 무사히 마쳤다는 소식을 듣고도 자칫 그에게 부담이 될 것을 우려, 방문 대신 전화로 격려하는 등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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