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가 12일 전면적인 지도부 개편을 통해 새 출발을 다짐함에 따라 야당인 한나라당의 당직개편 여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당에서는 지난 4월 이회창 총재가 새정치구상을 발표한 이후 계속 당직개편 필요성이 제기돼 왔으나 별로 주목받지는 못했다.

 옷로비 의혹 등 잇따른 「의혹 국면」에서 한나라당이 사실상 정국을 주도해온 데다가 비주류활동 또한 잠복기에 접어드는 등 이총재 체제가 외형적으로는 순항하는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당직자들은 당직개편 주장을 아예 자신들에 대한 음해로 치부해 버렸고, 당내에서도 주류 내부의 권력암투 정도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신경식 사무총장은 최근 당직개편과 관련, 『지금은 대여공세를 위해 당력을 모아야 할 때』라며 당직개편 주장에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그러나 여당인 국민회의의 지도부 개편을 계기로 사정이 달라졌다.

 야당이 지속적으로 주도권을 유지하고, 특히 9개월 앞으로 다가온 내년 총선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야당도 새로운 면모를 보여야 한다는 주장이 탄력을 받고 있는 것이다.

 당직개편론자들은 당이 여당의 실정에 의한 「반사이익」에 안주해온 점을 지적하며 특별검사제 협상 타결이후 예상되는 여당의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정책 등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새진영을 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총재의 한 측근은 『당직개편을 하게 된다면 총선을 염두에 둔 체제가 될 것』이라고 말해 정기국회 개회를 전후해 당직개편이 이뤄질 가능성을 내비쳤다. 당직개편이 이뤄질 경우, 당화합 및 이총재의 새정치구상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탈계파적 진영을 갖추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따라 총선을 총괄하는 사무총장에는 강삼재, 서청원, 강재섭의원이 강력한 후보로 떠오르는 가운데 박관용 부총재도 내심 마음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태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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