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구조조정이 한창인 가운데 사설 금융사의 편법운영으로

피해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시중금리보다 무려 10배가 넘는 고리채 놀이를

하는 등 듣기에도 겁이 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사설 금융사의

난맥상은 이미 오래전부터 말썽이 되어 온 터라 새삼스러운 것도 없다.

그러나 피해를 입은 사람은 거의가 영세민이고 자금력이 빈약한

중소기업인이라는 점 말고도 그 피해액수가 적지 않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해준다. 이들은 기존의 사채업자들과는 달리 합법을 가장키 위해

「○○파이낸스」라는 간판을 내걸고 종합금융사로 위장, 영업을 하고

있어 단속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보도에 의하면 카드빚에 몰려 월급을 차압당할 처지에 놓인 어느

회사원은 생활정보지에 난 광고를 보고 모파이낸스사를 찾았다. 3백만원이

필요하다는 그 회사원에게 이들은 3개월간 신용대출을 해준다는 조건으로

18만원의 선이자와 회사운영비 명목으로 대출금의 8%인 24만원등 42만원을

공제한 2백58만원을 주었다. 결국 그는 월 3%나 되는 고리채를 쓴 셈이다.

수사결과 지금까지 73명에게 이같은 수법으로 1억9천여만원을 빌려주고

이자와 수수료 명목으로 6천5백만원을 챙긴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금융질서를 어지럽히는 사설 금융사들에 대한 집중단속을 벌여

2개사를 적발했다고 하나 피해규모가 얼마나 되는지 정확히 드러나지 않고

있다. 더이상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뿌리를 뽑으려는 의지가 뚜렷해

보이는 만큼 이번 기회에 철저히 파헤칠 것으로 기대된다.

 시중에 나돌고 있는 수많은 얘기들로 보아 사설 금융사의 횡포는 한

두사에서 저질러진 것이 아닌 사회 구석구석에 퍼져있는 구조적인 횡포일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그 구조적인 횡포의 사슬을 낱낱이 밝혀냄으로써

억울하게 당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할 것이다. 어차피 돈의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고리채 단속의 고삐를 늦추면 그에 따른

폐해는 걷잡을 수 없이 퍼지게 된다. 울며 겨자먹기로 고리채를 쓸 수밖에

없었다는 하소연은 고리채가 영세민들을 얼마나 피폐하게 만드는가를

증명하고도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