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방송국이 모범수형자의 외출 사연을 방영했다. 장기수의 외박-그것을 혜택이란다면 그 수혜자는 A씨와 B씨이다. 일순의 격정을 삭이지 못하고 인명을 해친 끝에 십수년의 형기를 살고 있는 장기수들이다. 그러니 그들은 교도소 철문을 나서는 순간부터가 막연하다. 어디로 갈 것인지 버스에 오르는 것조차 생소하고 불안하다. 오랜 단절이 그렇게 만든 것이다.

 그들에게도 물론 가족이 있었으나 지금은 모두 곁을 떠나고 없는 상태다. 그렇더라도 물어물어 찾아 갈밖에 달리 길이 없다. A씨는 용케 아직은 성인이 아닌 아들을 찾았다. 그러나 살인범 아버지로 인해 아들은 고아처럼 험하게 살았다. 아버지를 보고도 덤덤하기만 한 것은 그 때문이었다. 그렇게 몇날을 지내는 동안 아들의 마음은 조금씩 녹아내렸다. 정작 아버지가 귀소하는날 아버지는 울고 아들은 그 아버지를 위로한다.

 B씨도 늙은 어머니를 찾을 수 있었다. 짐짓 소재지를 숨기면서 병든 어머니는 한 작은 임대 아파트에서 생보자 후원금으로 근근이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나 다시는 보지 않으리라던 아들이 방문을 여는 순간 어머니는 가슴으로 끌어 안았다. 그렇게 몇밤을 지내고 돌아가는 날 아들은 출소하여 그동안 못다한 효도를 다하겠다고 몇번이고 다짐하면서도 집을 나서는 순간 배웅하는 어머니를 똑바로 쳐다보지를 못한다.

 한편의 다큐는 간결하여 긴 설명이 필요치 않다. 드라마처럼 많이 말하고 길게 늘리지도 않는다. 논평도 편견도 없이 다만 사실대로 전달할 뿐이다. 메시지가 전하는 내용의 시비와 설명은 수용자의 몫이다. 그런데도 이들 두 모범수의 경우는 잔잔한 감동을 주었다.

 수원교도소에서도 오늘부터 모범수의 외출 외박을 허용하리라는 보도이다. 이 제도는 수형자들에게 급변하는 사회현장의 체험기회를 줌으로써 사회복귀 의욕과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함이다. 막힌 담장 안에서 오랜 형기를 치르기보다 단 며칠의 외출이 교도에 큰 효과이리라는 생각이다. 영화의 제목 『화려한 외출』처럼 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