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을 가다-(3)대동강어린이빵공장
 남한의 도움으로 건립된 ‘대동강어린이빵공장’은 평양시 청류동에 있다.
 지난달 20일 오후 4시쯤 대동강변에 있는 빵공장을 찾았다.
 공장은 수양버들이 늘어진 강줄기를 따라 골목길로 접어들자 저만치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회색빛 외장에 ‘ㄱ’자 모양의 아담한 3층 건물이다.
 얼마전 준공한 새 건물이어서인지 허름한 주변 아파트 틈새에서도 유난히 돋보인다.
 흰색 위생복으로 갈아 입고 공장 안으로 들어서자 빵을 굽는 고소한 냄새가 코를 자극한다. 마스크와 모자를 눌러쓴 노동자 20여명의 빵을 만드는 손놀림이 매우 분주하다. 이들은 아침 9시에 출근해 오후 7시까지 꼬박 빵 만드는 일에 매달린다.
 ‘차르르…철컥, 차르르…철컥’ 빵기계 돌아가는 소리가 경쾌하다.
 밀가루에 여러 가지 재료를 섞어 반죽한 뒤 약간의 숙성기간을 거친 다음, 적당한 크기로 썰어 빵기계에 넣으면 잠시 후 노릇노릇한 빵이 완성된다. 둥근 것에서 부터 가운데가 뚫린 도넛형, 네모형 등 모양도 다양하다. 방금 구워낸 빵은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것이 제법 먹음직스럽다.
 공장에서는 지난 5월부터 하루 총 1만8천∼2만개의 빵이 생산되고 있다. 밀가루는 900㎏이 소요된다. 생산된 빵은 평양시내 대동강구역과 동대원구역, 청류동구역 어린이들에게 골고루 공급된다.
 공장 견학 후 사무실로 안내됐다. 여사무원이 ‘맛 좀 보라’며 커다란 쟁반에 빵을 수북이 내놓는다. 마침 시장하던 터라 한 입을 덥석 베어 물었다. 무척 고소했다.
 북측 안내원이 “남측에서 지원해 준 공장에서 생산되는 빵이기 때문에 앞으로는 ‘통일빵’이라고 불렀으면 좋겠다”고 즉석 제안해 박수가 터졌다.
 사실 빵공장은 남과 북이 하나가 돼 이뤄낸 값진 성과물이다. 빵공장 부지(400여평)와 인력은 북한에서 댔고, 남한은 기계와 빵 원재료(밀가루 등)를 지원했다. 앞으로도 원재료비는 매월 3천만원씩 남측에서 제공된다. 최근에는 유치원과 소학교에 배급하는 2.5t 보온·보냉탑차 1대와 12인승 승합차량을 북측에 보냈다.
 빵공장이 가동되기 까지는 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가 주도적으로 나섰지만, 인천일보를 비롯한 인천시민들의 뜨거운 성원이 커다란 밑거름이 됐다. 우리겨레하나되기 인천운동본부는 빵공장 건립을 위해 세차례에 걸친 거리 캠페인과 송년음악회를 열었다. 그 결과 2억원이 넘는 성금을 모으는 성과도 이뤄냈다. 빵공장 건립기금(총 5억원선)의 절반 정도가 인천에서 모아진 셈이다.
 인천겨레하나는 빵공장 가동이 어느 정도 안정화에 접어들면 북한 어린이 돕기 사업의 하나로 콩우유공장 건립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대동강 빵공장은 현재 1층만 사용하기 때문에, 빈 층에 콩공장을 추가로 세우면 최소한의 비용만으로도 설립이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인천겨레하나 김영구 빵사업위원장은 “북한 어린이 돕기사업은 빵공장이 물꼬를 텄지만 앞으로도 추진해야 할 일들이 너무 많다”며 “인천시민들의 지속적인 관심이 통일을 앞당길 수 있다”고 말했다. 후원 문의(☎032-428-0615). /평양=백종환기자 (블로그)k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