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토의 약 3%에 이르는 방대한 개펄을 갖고 있으면서도 우리는 이에 대한 생태학적 경제적 인식은 극히 빈약하다. 최근 빈발하는 해양의 적조현상, 연안어종의 멸종, 철새 서식지의 급격한 축소등이 개발에 따른 개펄의 파괴에서 오는 필연의 결과임을 직시해야 한다. 대규모 간척사업과 개펄파괴가 얼마나 무서운 재앙을 가져오는가는 시화지구 간척사업에서 증명됐다.

 이런 측면에서 볼때 인천시 남동구가 논현동 일대 개펄 공유수면 폐염전 등 1백6만평에 2002년 완공목표로 수도권해양생태공원을 조성하고 있다는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라 하겠다. 그리고 그 1단계 사업으로 지난 1일 해양탐구 학습장(1만1천여평)을 개장했다니 반갑다. 여기에서 옛 천일염(天日?3) 제조과정이 그대로 재연된다. 오솔길에 덩그러니 서 있는 소금창고를 손질해서 해양생태계와 소금에 관한 자료관도 만들었다. 어린이들이 맨발로 들어가 살아있는 생태계를 관찰하며 현장체험을 하기도 한다. 인천에 새 명소가 등장한 것이다.

 개펄은 해양생태계의 기초가 시작되는 곳으로 하천을 따라 바다로 유입되는 각종 유해물질이 이곳에서 분해되는 자연정화장이다. 동시에 갖가지 어패류의 산란과 서식의 장소를 제공하는 보금자리다. 성급한 개발론자들은 이 일대를 매립하여 공장이나 아파트를 짓게해야 한다는 주장을 이미 오래전부터 해왔다. 좁은 국토의 효율적 이용을 위해 간척사업의 불가피성을 외면할 수는 없다.

 그러나 간척에 의해 조성된 토지의 이용가치가 개펄을 그대로 두는 것보다 못하다는 의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선진 외국이 개펄보전에 발벗고 나선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물론 꼭 필요한 개발은 극히 제한적으로 허용해야 하겠으나 그렇지 않은 곳은 자연그대로 보전하여 후대에게 물려주는게 우리세대가 할 일이며 의무라고 여긴다. 그래서 더 적극적인 방법으로는 이 일대를 아예 해양생태공원으로 과감하게 지정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만하다. 그렇게 한다면 큰 호응을 일으킬 것이다.

 해양생태공원이 제모습을 갖추려면 많은 예산이 필요한데 구 예산으로는 어려움이 많으리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정부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