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이 잘 안걷혀 자치단체들이 예산이 모자라 사업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인천시가 지난 한햇동안 거둬들인 세입에서 미처

쓰지못하고 남긴 세계(歲計)잉여금이 무려 5천억여원에 이른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지난해 발생한 잉여금중에는 다음연도로

이월되는 예산을 세웠다 쓰지못한 불용액이 2백억여원에 달하고

국고보조금 집행잔액이 87억5천만원이나 포함되어 있어 시의 예산편성과

행정수행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인천시의 98회계연도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총 2조5천43억7천5백만원의

세입결산액(수납액)가운데 2조78억6백만원을 지출해 22.8%인

4천9백65억6천9백만원의 세계잉여금이 발생했다. 그런데 지난해

세계잉여금 가운데는 명시이월 2백54억원, 사고이월 1백70억원,

계속비이월 2천8백81억원등 이월액이 66.5%를 점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물론 쓰다남은 순세계잉여금(1천5백72억원)은 지방채원리금

상환이나 올 예산의 세입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국고보조금

집행잔액은 중앙정부에 반납해야하고 지난해 예산을 세워놓고도 집행하지

못한채 올해로 넘긴 불용액이 많이 발생했다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하겠다.

 자치단체가 재정자립이 어려운 가운데 사업을 추진하는데는 무엇보다

사업내용을 계획성있고 면밀하게 검토해 추진해야 한다. 그런데 인천시가

해마다 예산을 편성하면서 불요불급한 사업을 반영해놓고 사업추진을

미뤄오다가 집행을 못해 불용액으로 처리하고 있다는 것은 예산 낭비라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더구나 어렵게 따낸 국고보조금을 사업 차질로 정부에

반납한다는 것은 그동안 인천시의 예산편성이나 사업추진이 얼마나

주먹구구식이었나를 보는 것 같아 실망이 크다.

 사실 그동안 예산은 따놓고 보자는 잘못된 관행의식이 만연돼왔다.

그래서 인천시가 보상협상지연등으로 이월금이 많이 발생했다고 말하고

있는 것은 변명에 지나지 않다고 보는 것이다. 당해연도 예산은 그해에

집행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럼에도 사업차질로 쓰다남은 돈을

이월한다는 것은 인천시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때문에 시는 스스로

예산편성과 집행에 혁신적인 조치를 취해줄 것을 기대한다. 세계잉여금은

시민의 혈세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