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연휴기간 중인 지난 7일 도가 발표한 본청 실·국장 및 부단체장급에 대한 인사는 우선 민선3기 후반기 도정을 무리없이 마무리하려는 손학규 경기지사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중용인사는 모두 민선3기 전반기때 어려운 대내외적 여건에도 불구하고 도정방향과 운영의 기틀을 다진 인물이다.
신광식 신임 문화관광국장은 정책기획관 시절 수도권을 배제한 정부의 국가균형발전정책에 대응, 도의 입장을 논리적으로 설득, 정부정책에 반영하는 등 핵심 브레인 역할을 담당했다.
최태열 자치행정국장과 최문용 비서실장 역시 민선3기 전반기 때 각각 비서실장과 감사관으로서 손 지사를 최측근에서 보좌하며 코드를 맞춰온 인물이다.
이석우 행정2부지사 내정자도 경기북부지역의 특성을 감안, 군부대와의 협의 등 지역 쟁점을 잘 풀어갈 수 있는 적임자로 꼽혔다
이처럼 실무경험이 풍부하면서도 손 지사의 의중이 무엇인지 간파할 수 있는 적임자를 기용, 후반기 도정의 안정성을 높이겠다는 포석인 것으로 풀이된다.
정창섭 행정1부지사는 “능력과 실적, 업무자세를 기준으로 적재적소에 배치함으로써 공직사회의 안정과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것”이라며 배경을 설명했다.
기술직 간부공무원의 부단체장 대거 발탁도 이같은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 도는 이번 인사에서 이천·구리·동두천·가평군 등 4개 시·군 부단체장에 기술직 공무원을 임용했다.
뿐만 아니라 도는 행정공백 등을 이유로 교체 반대에도 불구하고 부단체장 대행체제에 있는 지자체를 인사대상에 포함, 모두 바꾸는 강수를 뒀다.
안산시의회와 시민단체는 그동안 송진섭 시장을 대신해 시정을 이끌어오던 최홍철 부시장을 행정안정성과 연속성 등을 이유로 유임을 건의하는 등 부시장 교체를 적극 반대해온 터다.
해당 자치단체의 의견은 준중하되, 인사원칙은 고수하겠다는 도의 의지를 다시한번 반증하는 부분이다.
이같은 긍정적인 평가와는 달리 한편으로는 정치적 안배에 의한 인사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이화순 의왕부시장의 도시주택국장 전격 발탁은 대표적 케이스. 이화순 부시장은 손 지사 재임 이후 여성 첫 구청장과 부단체장에 잇따라 기용되는 등 인사때 마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이번 인사에서도 역시 신설되는 부서장에 승진 임용되는 첫 여성 공무원이라는 닉네임을 추가하게 됐다.
도의 한 관계자는 인사 전 “상품성에서 최고 아니냐” 며 이 부시장의 발탁을 기정 사실화했다.
전체 여성 공무원들의 승진과 보직 영역 확대보다는 상품성을 고려한 ‘인기’ 위주의 결과물이란 것이 비판의 요지다.
최태열 김포부시장의 파격적인 자치행정국장 발탁과 한영구 비서실장의 부단체장 승진 임용에 대한 시각도 엇갈리고 있다. 이들은 민선3기 들어 나란히 비서실장을 지낸 공통점을 갖고 있으면서 부이사관으로 승진한 예다.
이 가운데 최 부시장은 민선3기 2년 사이에 지방서기관에서 부이사관자리에 까지 오른 혜택을 입었다. 이를 두고 손 지사를 보필하면서 보여준 능력과 성실성을 고려했다는 평가가 있는 반면 제식구 챙기기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한 공무원은 “통상적으로 서기관에서 부이사관으로 승진하는데 걸리는 기간이 최소 4∼5년 이상 걸리는 것을 감안할 때 파격적인 것으로 밖에는 해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행정 효율성과 공직사회의 흐름을 반영, 철저한 인사원칙에 따라 이뤄졌다” 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또한 “본청 과장급의 부단체장급으로의 대거 진출은 일단 시·군간 교류 활성화에도 큰 힘을 실어준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고 덧붙였다. /구대서기자 blog.itimes.co.kr/k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