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 앤 모임>인천 앞바다 바로알기 탐사팀
 지난해 6월 인천 연안부두에는 지역내 손 꼽히는 환경전문가들이 모였다. 대학교수, 공무원, 환경·시민단체 실무자, 사진가, 보건환경연구원 연구사, 인천발전연구원 연구원, 행정 공무원 등 11명이 ‘인천 앞바다 바로알기’탐사팀을 조직, 연안을 탐사하기 위해서다.
 ‘인천 앞바다 바로알기’탐사팀은 행정 당국의 예산 지원도 없는 상태에서 바다를 사랑하는 사람들로 구성된 순수 해양탐사 모임이다. 이들은 한달에 한번씩 인천시 수질보전과 해양탐사조사선에 몸을 싣고 연안의 섬을 찾아 나섰다.
 이들 탐사팀이 지난해 6월부터 올해 11월까지 다닌 섬은 유·무인도를 합쳐 모두 37곳. 2003년에는 옹진군 장봉도를 시작으로 덕적도, 승봉도, 자월도, 대이작도, 굴업도, 선갑도, 울도, 지도 등 인천 연안의 대표적인 섬 12곳을 탐사했다. 올해에는 강화군 교동도, 석모도, 아차도, 볼음도, 기장도, 섬돌모루, 말도 등 강화 인근 섬들과 백령도, 대청도, 소청도, 연평도 등 서해5도서 등 25곳을 돌아보았다.
 이들 대원들은 단순한 해양탐사 수준을 넘어 각자 맡은 분야와 관련한 연구에 나서 2003년, 2004년 각각 ‘인천 앞바다 바로알기’ 탐사 보고서를 발간했다.
 대원들이 본 인천 연안의 섬 모습은 어떠했을까? 가장 심각하게 생각한 인천 연안의 문제는 무엇일까? 조류의 변화에 따른 모래 흐름의 변화, 인공 구조물에 따른 모래 유실, 인천 연안 관리의 부재, 기후 변화, 싹슬이 조업에 따른 어획량 감소 등을 문제점으로 탐사대원들은 지적한다.
대원들은 이런 인천 연안의 고민과 자연 생태계를 카메라에 담아 사진전도 지난해와 올해 두차례 개최했다.
 대원들의 연안 탐사는 여러가지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인천지역환경기술개발센터, 서해연안환경연구소, 인천환경운동연합, 인천녹색연합, 인천보건환경연구원, 인천의제21실천협의회, 인천발전연구원 , 인천시, 옹진군 공무원 등 실질적으로 인천시 연안 관리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전문가들이 모였기 때문이다.
 탐사팀의 연구는 인천 해양정책 결정에 많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인천시는 오는 2005년부터 2년간 7억원을 투입, 인천 연안 유·무인도서 자연 생태에 대한 연구 용역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번 연구 용역은 인천연안 자연 생태 정보 수집으로는 시에서 처음으로 시도되는 것이다.
 탐사팀의 성과는 작지만 체계적 연안관리의 출발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올해에는 55점의 섬 생태 사진, 360페이지 분량의 탐사활동 보고서, 인천 앞바다 동·식물 표본 전시회, 갯벌 보전 및 탐방문화 활성화를 위한 인천 포럼, 섬 생태보전을 위한 토론회 등 풍성한 성과물을 내 놓았다.
 2년간의 짧은 기간 동안 이 모든 것이 가능했던 것은 대원들의 팀웍과 열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각자 바쁜 일상에서 한달에 한번 시간을 맞추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고 말한다. 특히 백령도, 연평도 등 인천 연안부두에서도 4∼5시간씩 떨어진 섬들을 탐사할 때는 시간 내기가 쉽지만은 않았다.
 그러나 누구 하나 불평, 불만을 토해내지 않았다. 이들 모두 섬을 사랑하고 보존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이제 다섯번의 탐사를 남겨두고 있다. 그동안의 탐사와는 성격이 조금 다르다. 내년 인천시에서 추진하는 연구 용역의 참관자 자격으로 나서기 때문이다. 대상은 무인도다.
 대원들은 2003, 2004년 인천 앞바다 바로알기 탐사보고서를 책으로 엮어 판매할 계획도 갖고 있다. 수익금은 전액을 인천 연안을 위해 사용하겠다는 것이 이들의 계획이다.
 탐사단장을 맡아온 최중기 인천연안환경연구소장은 “인천의 섬들은 지금 바다쓰레기와 모래 유실로 큰 위기에 처해있다”며 “인천 앞바다 자연생태계 변화에 대해 꾸준히 연구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노형래기자trueye@incheo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