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부녀회총연합회(인천시 계양구) 부녀들의 봉사활동은 우리의 각별한 눈길을 끈다. 국가경제가 추락하고 기업들이 내핍과 감량경영을 추진하는 마당에 경제생활의 주체인 주부들이 소비절약운동을 벌이는 등 국민여론을 건전한 방향으로 이끌어 나가고 있다는 것은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부녀회연합회 주부들이 음식물 쓰레기 퇴비화운동에 참여, 가정에서 음식물 쓰레기만 따로 버리면 이를 가공해 비료로 재활용한다고 한다. 환경정화가 무엇이고 절약이 무엇인지를 배우고 실천하는 현장이다. 가계부에 보탬을 주는 효과도 있지만 주부들에게 생활의 지혜를 심어주는 계기가 된다. 땀의 소중함을 체험하고 알뜰생활을 터득하고 있는 것이다. 보기에는 하잘 것 없이 여겨지겠지만 한정된 자원을 아껴쓰기 위해 온갖 지혜를 짜내는 모습이 아름답다. 값지기도 하다. 이런 분위기가 온 사회에 확산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이밖에도 연합회 주부들의 사회참여 봉사활동은 괄목할만하다. 인근에 쓰레기 소각장이 생기는 것을 반대했으나 요즘은 필요한 시설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환경단체와 연대해서 공해물질 배출 여부 등을 지속적으로 감시하는 환경운동을 펴기로 방향을 바꿨다. 그리고 모텔 등 청소년들에게 악영향을 주는 시설물을 최소한 주택가와 청소년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는 자제하자고 호소하고 있다. 아무리 IMF시대라 하지만 청소년 유해시설이 늘어나고 있으니 무언가 잘못되어도 한참은 잘못되어 있는 것같은 느낌이다.

 청소년 유해시설은 심성을 거칠게하고 각종 범죄와 연계되기 일쑤다. 소름끼치는 유흥비 살인이나 강도의 원인도 유해시설에 있음이 가끔 드러나고 있다. 퇴폐라는 악마의 손에 한번 걸려들면 그 사슬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21세기 새로운 천년을 눈앞에 둔 우리가 지구촌시대를 살아가려면 더욱 눈을 부릅뜨고 정신을 차릴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여성단체가 주관하거나 아파트 이웃끼리 생활용품을 바꿔쓰는 행사는 종종 있었으나 일상화하지 못했고 폭넓은 봉사활동으로 이어지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 주부들이 건전한 여론 유도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다. 이마을 저마을에서 이런 운동이 펼쳐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