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문화 누가 바꾸나
 인천을 ‘문화불모지’라고 하는 데 이의를 달 사람은 거의 없다. 문화인프라는 물론 인적자원까지 부족한 현실을 감안하면 인천사람들과 문화는 왠지 어울리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문화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며 문화는 일선 구·군의 중요한 구정목표가 되고 있다. 그럼에도 현실에서 구·군간 문화정책은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다양한 문화인프라를 구축하며 주민 밀착형 문화정책에 나서는 자치단체가 있는가 하면, 기존의 문화관련 예산 조차 삭감, 문화적 기반조차 훼손하는 자치단체가 있어 대비가 되고 있는 현실이다. 그 실태를 3회에 걸쳐 살펴본다.
  <글싣는 순서> 1.문화정책이 달라지고 있다
  2.구태를 못벗는 문화 실태
  3.일선 행정이 문화정책 바꾼다
 최근 인천 문화계의 두드러진 화두는 단연 소극장과 전시장 확보다. 여기에 다양한 주민참여형 문화 컨텐츠 개발도 있다. 이는 무엇보다 지자체의 예산문제에 기인한다. 개발비용과 여건이 만만찮은 인천의 일선 지차체의 경우 적은 예산, 주민밀착형 인프라 구축이 현실적으로 유일한 대안이다. 이런 면에서 남구와 부평구의 문화정책은 단연 돋보인다.
 구도심권으로 개발이 제한된 도시환경을 감안할 때 남구의 문화적 기반구축은 불가능했다. 이에 남구는 소규모 문화공간 창출과 다양한 문화 컨텐츠 개발로 방향을 잡았다. 첫 작품은 지난 해 11월 개원한 학산문화원. 문화원은 곧바로 주민밀착형 문화컨텐츠 개발에 나섰다. 올 10월에는 114석 규모의 학산소극장을 개관했다. 12월말에는 성당의 지하층에 공연장을 개관할 예정이다, 구는 이외에 2∼3개의 소극장을 더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전시공간을 위해 시 체비지를 이용해 아뜨리에 건립을 추진하는 것도 주목할만한 대목이다. 공연과 전시공간을 두루 확보한다는 것이 박우섭 남구청장의 목표다.
 이외에 남구는 다양한 녹색공간과 축제, 미디어센터를 중심으로 문화축제와 로봇대회, 미디어축제 등을 통해 ‘일상이 문화가 되는 도시’로 향해 가고 있다.
 문화관광부는 남구를 ‘청소년이 살기좋은 도시’로 선정, 문화정책을 평가했다. 구도심권의 낙후된 도시가 어느덧 청소년들이 가장 건전하게 성장할 수 있는 도시로 탈바꿈한 것이다.
 부평구 또한 다양한 지원을 통해 주민의 문화욕구를 과감하게 수용하고 있다. 부평풍물축제를 인천을 대표하는 축제로 만들어낸 부평구는 올 초 인천에서는 최초로 전액 구비로 ‘부평문화사랑방’을 출범시켰다. 180석 규모의 소극장을 보유한 문화사랑방은 인건비를 제외한 연간 사업비로만 8천만원을 쓰고 있으며, 운영은 철저하게 민간전문가가 맡고 있다. 상설공연과 다양한 장르의 공연 등 연간 39회에 달하는 공연은 주민들의 참여를 유도, 어느덧 부평을 대표하는 공연장으로 자리하고 있다.
 박윤배 부평구청장은 이외에 문화회관 건립에 전력투구하는 등 지역의 문화인프라 구축에 남다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역 문화계는 “최근 대규모 시설보다는 소규모 문화시설을 늘려가며 다양한 문화 컨텐츠를 개발·추진하는 자치단체들이 늘고 있다”며 “대부분 구청장의 전폭적인 지원이 뒷받침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태현기자 chot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