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 앤 모임>인천공항세관 무술동호인회
 “얍 !”
 매주 수요일 오후 6시30분이 되면 인천국제공항 화물터미널에서는 힘찬 기합소리가 울려 퍼진다. 성별과 직급, 나이에 관계없이 모인 무술인들이 강인한 체력을 연마하기 위해 내는 구령소리다.
 인천공항세관 무술동호인회(회장·박복남)는 지난 2월25일 공항세관직원들의 체력단련과 신명나는 직장분위기 조성, 개인신변 보호를 위한 기본적인 호신술을 터득하기 위해 발족했다.
 고제행 공항세관 조사감시국장을 고문으로 회원수는 모두 58명이다. 공항세관에는 축구와 탁구, 등산, 인라인스케이트 등 11개의 동호인회가 활동하고 있다.
 이중 뒤늦게 발족한 무술동호인회는 최근 가장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매주 수요일 업무가 끝난 뒤 인천공항 화물터미널 공항세관청사 4층 체육관에서 6시30분부터 2시간 정도 수련을 하고 있다.
 무술동호인회 회원들은 태권도와 합기도, 유도 등 단증을 가진 무술실력자들로 쟁쟁하다. 58명중 18명이 유단자. 단수합계만 해도 51단이 넘는다.
 회원들을 지도하는 최동권씨(마약탐지과)는 무술 단증만 무려 21단에 달한다. 서울지방검찰청 형사기동대 출신인 최씨는 합기도 6단, 활법 6단, 태권도 5단, 유도 4단이다. 또 스포츠마사지 1급으로 현재 국세공무원 교육원 체포술 교관으로 활동하고 있는 무술의 달인이다.
 최씨 외에도 유단자가 수두룩하다. 마약탐지과 이규형씨도 합기도 3단, 태권도 2단, 유도 1단이며 조사총괄과 진수언씨, 신창민씨는 각각 태권도 3단이다.
 세관직원들은 업무 특성상 강인한 체력과 무술을 겸비해야 한다. 마약과 밀수사범, 입국장 난동자, 약물 복용자 등을 붙잡을 때 반드시 범인을 먼저 제압해야하기 때문이다.
 무술동호인회는 조사와 수사 업무를 맡고 있는 회원들이 많다. 마약조사과 5명, 마약탐지과 9명, 조사총괄과 13명 등은 언제든 밀수나 마약사범과 마주칠 수 있어 업무를 위해 무술을 수련받고 있으며 현장에서도 수련한 무술을 응용하고 있다.
 하지만 감사과와 납세심사과, 운영과, 여행자정보과 통관지원과, 휴대품검사과 직원들은 순수 무술을 배우기 위해 이 곳을 찾는다. 초보자와 여성 회원들은 날로 흉포화되는 사회에서 개인 신변보호를 위해 유단자들이 일상생활에서 흔히 사용할 수 있는 각기 다른 호신술을 전수해 자기방어 능력을 갖추고 있다.
 무술동호인회는 활기찬 활동으로 인천공항뿐만 아니라 관세청 등 외부에도 널리 알려졌다.
 발족한지 2개월만에 인천공항세관 체육대회에서 무술시범을 보인데 이어 지난달 4일에는 전국의 각 세관이 모이는 관세청 체육대회에서 무술 시범단으로 초청돼 그동안 쌓아온 무술실력을 한껏 발휘, 박수 갈채를 받았다. 또 모 방송국에서는 이들 동호인회를 자세히 소개하기도 했다.
 무술동호인회는 무술의 기본인 예절도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초보자를 제외한 유단자들은 각자 자신만이 갖고 있는 무술기법을 하나하나 시범을 통해 전수시켜 주고 직급과 성별에 상관없이 예의를 가르친다. 또한 서로가 교관이 돼 다른 곳에서 배운 것을 가르쳐 주고 각기 다른 무술에 대해 심도있는 연구도 한다.
 박복남 회장은 동호회를 맡으면서 한가지 아쉬운점으로 회원 전체가 모인적이 없다고 털어놨다. 24시간 운영되는 인천공항에서 각자 업무가 달라 무술 수련시간을 맞출 수 없기 때문이다.
 고제행 고문은 “무술은 강인한 체력을 바탕으로 인감됨을 가장 중요시하고 있다”며 “공항세관 무술동호인회는 마약과 밀수 등 과격한 범죄사범을 다루는데 꼭 필요하지만 개인의 신변보호를 위한 기본적인 호신술도 터득할 수 있어 건전한 정신수양에도 매우 좋다”고 말했다. /박준철기자 terryus@incheo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