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얼문화재단이 14일 오전 인천 파라다이스 호텔에서 연 ‘220회 새얼아침대화’의 강연을 맡은 민족문제연구소 임헌영 소장은 “과거사 청산은 국가의 체질 개선을 위해선 꼭 필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과거사 청산을 반대하는 세력에 대해 “친일진상규명법이 마치 많은 국민들이 연좌제로 엄청난 희생을 당하는 것처럼 여론이 형성되고 있지만 정작 이 법 적용을 받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며 “이 또한 조사 차원이지 어떤 피해를 주자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부친의 친일행위를 떳떳이 밝히고 사죄한 김동환 시인의 후손들을 예로 들며 “선친의 친일문제를 사과하고 털어내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과거사 청산은 사실 그대로를 밝히고 역사적 평가로 남겨두자는 것인데도 일부 언론이나 보수세력은 마치 사회적 혼란이 야기되는냥 여론을 조성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 소장은 “과거사 청산작업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본다”며 “오히려 과거사 청산이 민족적 프라이드를 살려, 세계 강국들이 우리를 보는 시선이 바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외환위기 이후 국민 전체가 공동체 의식을 잃어버린 상황에서 경제위기를 맞고 있다”고 전제, “기업이나 소비자 모두 체질을 바꾸지 않는 한 경제적 주권을 상실할 수 있는 위기를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임 소장은 “(경제적 측면에서) 미국이나 일본, 중국, 러시아는 더 이상 우리의 우방이 아니다”며 북한과의 경제협력을 강조했다. 개성공단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말한 임 소장은 “더 이상 북한을 50년대 냉전시대의 시각으로 바라보지 말고, 협력의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일부 참석자들은 임 소장이 과거사 청산이나 북한문제가 미묘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너무 개인적인 의견을 강하게 피력한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한 참석자는 과거사 청산으로 사회가 혼란을 겪게 되면, 그 영향이 경제에 미치게 된다는 의미에서 “경제는 경제주체들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고 반박 질문을 던졌다. 그는 이어 “미국과 일본, 중국, 러시아 등의 국가가 우방이 아니라고 한 발언은 지구시대에 걸맞지 않다”고 말했다. /김주희기자 kimjuhee@incheo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