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클라이밍클럽의 ‘교장’으로 통하는 최원일(39) 등반대장은 입상경력과 이력 만으로도 초등학생 노트 한 권쯤 가득 채울 만큼 많다.
 각종 등반대회 때마다 국내에서도 몇 안가는 1급루트세터와 산악단체 등반경기 지도자로, 안으로는 아빠와 남편이자 실내인공암벽센터 사장님, 그리고 18년 몸담아온 인천 대우종합기계 직원까지.
 2001년 중국우한국제등반대회 우승을 포함해 최근 7∼8년간 매년 국내대회를 석권하며 여름엔 암벽에서 겨울엔 빙벽에서 맹위를 떨치던 그가 요즘 차세대들을 위한 지도자의 길로 발벗고 나섰다.
 물론 아직도 어디든지 ‘붙어있는 일’이라면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입장이지만 클라이밍이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위한 심신단련의 수단으로 인기를 얻기 시작하면서 이들을 위한 또 하나의 역할이 생겼기 때문이다.
 물론 지난해 대한산악연맹 우수산악인 공로패와 제4회 대한민국 산악상 등반경기상을 수상한 사실이 적지않은 추진력이 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164㎝의 단신에 오른손 둘째 손가락과 왼손 넷째 손가락의 장애를 극복하고 최고의 클라이머라는 명예를 얻은 정도의 노력이면 자신 뿐 아니라 아이들에게도 큰 힘이 될거라는 생각이 앞섰기 때문이다.
 “문학경기장 인공암벽 개장을 계기로 많은 생각을 해 봤는데 역시 재정이 문제예요. 하지만 주머니돈이라도 털어 아이들을 위한 클라이밍교실부터 진행하며 차근차근 생각해 보고 있습니다.”
 이번 선택 역시 어디든 새롭게 올라갈 곳이 생기면 무조건 장비를 챙기는 그동안의 습관처럼 또 하나의 정상을 위해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 뿐이라고 털어 놓는다. /이원구기자 jjlw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