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의 초대 비서실장을 역임한 문희상씨가 지난 주 야인으로 돌아갔다. 더불어 문재인 민정수석, 유인태 정무수석 등 노 대통령의 최측근 보좌진들도 청와대를 떠나자 청와대비서실은 일순 썰렁한 느낌마저 들 지경이었다.
 노 대통령의 병풍을 자임했던 이들이라 대통령의 허전함도 적지 않을 듯 싶다. 노 대통령은 이임 며칠 전까지도 문 전 실장이 곁에 더 머물러줄 것을 당부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임에 앞서 최근 청와대를 출입하는 인천 경기지역 기자들과 따로 간담회를 가졌던 문 전 실장은 “대통령은 오늘까지도 그냥 남아있어달라고 하신다”는 말로 이 같은 사실을 뒷받침했다.
 그러면서 문 전 실장은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노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역동성’ ‘합리성’ ‘지적 욕구’ ‘시대를 읽는 힘’이라는 네 항목을 제시하며, 몇 가지를 부연했다. “노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에 비해 젊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활력이 넘치는 소유자다. 하루에도 수차례 회의를 주재하며 끊임없이 묻고 확인한다.” “관행으로 내려오던 기존 일 처리 방식에 계속해서 이의제기를 하며 가장 합리적인 틀을 찾으려 노력한다. 지난 1년여 1백여건 이상 로드맵을 수정해온 것이 비서실장인 내가 했던 일이었다.” “참모들이 갖고 있는 지식과 정보를 빨아들이는 힘이 대단하다. 지적 호기심이 크고 흡인력이 매우 강하다.” “시대의 변화를 읽는 힘이 있다. 노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자가 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시대를 읽을 줄 아는 능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최근까지 상관으로 모셨던 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할 수도 있으나, 평소 주위로부터 소탈한 인물로 평가 받아 온 문 전실장인지라 노 대통령에 대한 본래의 면모를 읽을 수 있지 않나 싶다.
 그러나 노 대통령의 국정수행 능력에 대한 비판 여론과 본래 면모간의 간극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자본 시장에서는 높은 투자 수익을 약속하며 투자자들을 끌어들였던 벤처기업들의 주가가 부진한 경영 성과에 바닥을 헤매고 있다. 마찬가지로 벤처 기업에서 상장 기업으로 변모한 참여 정부인 만큼 2기를 맞는 비서실은 이제 정부가 선언적 목표가 아닌 실제적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역량을 모아야 할 것 같다.<손미경 기자> mimi@incheo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