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방콕을 방문중인 노무현 대통령은 20일 오전 미국 부시대통령과 조찬을 겸한 정상회담을 갖고 북핵문제, 이라크 재건문제, 한·미동맹 조정 문제 등 양국간 제반 현안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했다.
 두 정상은 회담후 4개항의 공동언론발표문을 채택했다. 발표문에서 두 정상은 지난 5월 정상회담시 합의한 북한 핵보유 불용과 평화적 해결원칙을 재확인하고, 6자회담이 북한 핵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방법으로 제거하는 목표를 달성하는데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북핵문제와 관련, 부시 미국 대통령은 미국은 북한을 침략할 의도가 없으며, 북한이 핵무기 개발야심을 포기하기를 기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하고, 북한이 핵 폐기에 진전을 보인다는 것을 전제로 다자틀내에서 어떻게 안전보장을 제공할 수 있을 지에 대해 설명했다. 정상 차원에서 ‘북한에 대한 안전보장 제공방안’을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미국은 종래 ‘북한의 안보우려 해소방안 논의 용의’ 정도의 입장만 언급해왔다. 한편 두 정상은 차기 6자회담에서 진전을 모색하기 위한 수단과 방안을 연구하기로 합의했다.
 한국 정부의 이라크 추가 파병 결정과 관련, 노 대통령은 “한·미 동맹관계의 중요성과 우리의 국익 등 제반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이라크의 조속한 평화정착과 전후 재건을 지원하기 위해 추가파병을 결정하게 되었다“고 설명하고 “파병부대의 성격및 형태, 규모와 시기 등에 대해서는 국내여론을 지속적으로 수렴하면서 현지 조사단의 조사결과와 우리 군의 특성 및 역량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두 정상은 또 미군 재배치는 한반도 안보상황을 신중히 고려해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나종일 외교보좌관은 회담 후 브리핑에서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는 것을 전제로 미국이 다자틀내에서 북한 안전보장을 하겠다는 것을 말하면서 이를 문서화해 북한에 줄 수도 있다고 했는데 여기서 새로운 점은 미국 정부의 대통령이 직접 말했다는 것”이라며 “정상차원에서 대북 안전보장을 확인한 최초의 사례”라고 평가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간 경제협력 및 인적 교류 증진을 한층 강화해나간다는 내용의 4개항의 공동언론발표문을 채택했다. 4개항은 ▲한·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교섭의 개시-양국이 금년내 정부간 FTA 체결교섭을 개시해 2005년에 실질적 교섭 마무리 ▲한·일 사회보장협정의 실질 합의-동 협정이 조속한 시일내에 서명·발효될 수 있도록 양 정부가 계속 노력 ▲한·일 세관상호지원협정의 조기체결 추진 ▲양국간 일일 생활권 조성을 위한 노력 강화-한국국민에 대한 비자 면제 조기 실현 노력 등이다.
 한편 이날 오후 APEC 21개 회원국 정상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제1차 정상회의에서 노 대통령은 DDA(도하개발어젠다) 협상의 조속한 재개를 위해 APEC정상들이 정치적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하고 우리나라의 FTA 추진 계획을 각국 정상들에게 소개했다. 노 대통령은 그러나 FTA추진과정에서 농업부문의 어려움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우리는 2005년에 APEC을 주최한다,<손미경 기자> mimi@incheo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