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정영약(愛情靈藥/감독·수 차오핑)
 너무 큰 성기 때문에 고민이 많은 17세의 고교생 린은 컴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해 10살 때부터 포르노숍을 들락거린다. 린은 포르노잡지를 유일한 친구이자 이성으로 여기며 자위행위를 통해 만족감을 얻고는 한다. 그 때 만난 포르노숍 주인 쳉은 린에게 ‘진정한 사랑은 여자가 곁에 있음으로 완성된다’는 교훈을 전해준 뒤 황당한 사고로 생명을 잃는다. 린은 한 여자를 찾아가라는 쳉의 유서에 따라 여자를 찾아간다.
 ‘애정영약’은 린을 중심인물로 내세운 채 스토리를 전개하고 있지만 여러 캐릭터들이 복잡하게 등장하는 다중시점 영화이다. 린을 짝사랑했지만 눈치채지 못하자 불량소녀로 타락한 타린, 쳉의 친구이면서 누드모델 경력을 가진 가정주부 왕, 3명의 폭주족과 그들을 쫓는 경찰(왕의 남편), 대만의 비행청소년을 찾아 나선 일본의 TV제작진 등등. 영화는 복잡하게 얽힌 이들의 관계와 좌충우돌을 통해 웃음을 유도한다. 캐릭터만큼 형식도 다양해서 개별 캐릭터의 플래시백과 등장인물의 인터뷰가 등장하는가 하면, 타란티노처럼 시간형식을 등장인물의 시점에 따라 섞어 놓기도 한다.
 언뜻 보면 정신없어 보이기도 하지만 영화가 끝날때 쯤이면 중심에 링이 서 있었음을 알게 된다. 삼류 포르노 잡지만큼이나 조잡한 인상의 상황전개는 린이 정신적 콤플렉스를 치유하는 과정이다. 방황의 끝에서 타린을 만난 린은 인생의 목적과 가치가 삼류잡지와 자위행위에 있지 않고 사랑하는 마음에 있음을 비로소 깨닫는다.<김진국기자>freebird@incheo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