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가장 가까운 일상생활 속에서 함께 발전해 온 그릇. 생활도자는 쓰임이라는 본질에서 늘 우리와 함께 해 왔다.
롯데백화점 안양점 7층 롯데화랑에서는 이런 쓰임새에 한걸음 더 다가가는 ‘현대도예전’이 오는 21일까지 계속된다.
백제예술대학 산업제품디자인과 부교수인 도예가 심재천의 다섯번째 개인전인 이 전시회에선 생활용품 속에 창의성을 가득 담아낸 작품들이 선보인다.
실용과 조형적 측면을 고루 갖춘 작가의 도예품은 예술과 일상을 이어주는 다리역할을 해낸다.
일반인들에게는 쓰임의 즐거움과 미적 감흥을, 작가에겐 개성있는 작품제작의 촉진제가 돼 양자 모두를 충족시키기 때문이다.
심재천은 빗살무늬 질감과 음양효과, 흰색, 검정색의 대비를 이용해 조각과 무채색의 미적 조화를 조형성 있게 표현해 냈다.
점진적으로 뻗어나가는 힘과 소용돌이 치는 용트림 효과를 노린 작가의 의도가 배어난다.
테이블과 코디성 소품, 벽장식을 위한 물고기 형태의 자라병은 전통방식 그대로 장작가마에서 제작된 작품.
요즘 유행하는 가스가마 대신 장작가마에서 7-8일 동안 소성한 뒤 유약을 바르지 않고 자연상태에서 불꽃의 재가 기물에 달라 붙게 하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유약의 두께, 곧 농담에 의한 다양한 색의 요변이 재미를 더해주는 장작가마의 특성이 고스란히 살아있다.
생각지도, 기대하지도 않았던 작품이 튀어나오는 흥미진진한 작업이 전통가마를 통해 이어진다. 작가는 이런 설레임으로 8일간의 긴 여정의 고통을 이겨내는지도 모른다.
심재천은 “전통방식의 독특한 기법을 이용해 대중과 함께하는 도자를 만들어내는 일에 충실하겠다”고 다짐한다. ☎(031)463-2715 <정찬흥기자> chjung@incheo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