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앞의 학교를 놔두고 먼거리 학교에 다니는 것은 말이 안된다.”(주민) “학교 신설 목적상 어쩔 수 없다.”(교육청)
다음달 개교 예정인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늘푸른초등학교와 관련, 교육청과 학부모들간에 학구조정 문제를 놓고 치열한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신설된 늘푸른초등학교 인근에 거주하는 학부모들은 자녀들이 가까운 학교로 등교할 수 있도록 학구 재조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교육청측은 학교 신설 목적상 이를 수용할 수 없다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11일 성남교육청과 분당구 금곡동 주민들에 따르면 교육청은 6월1일 늘푸른초등학교(6학급·240명) 개교를 앞두고 입주예상 학생 부족과 인근 지역 학생의 통학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최근 통학구역을 일부조정하는 학구조정안을 공고, 시행에 들어갈 계획이다.
교육청의 학구조정안은 백궁정자지구 공동주택 건축으로 인해 증가하는 학생 수용을 목적으로 설립된 늘푸른초등학교의 입교 대상을 백궁정자지구 입주예정 학생과 인근 임광보성아파트 거주 학생 일부로 제한하는 것을 주요내용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인근 금곡동 청솔마을 한라아파트 및 화인유천아파트 주민들은 교육청의 학구조정안은 학구조정의 대원칙인 근거리배정 원칙을 무시한 채 택지개발지구 입주민과 임광보성아파트 주민들에게 특혜를 주는 차별적 조정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반면 성남교육청은 늘푸른초등학교 설립 목적에 따라 택지개발지구내 주상복합 입주자 자녀를 우선 배정하고 학교수용시설의 여력이 있을 경우 인근지역 아파트 거주자의 자녀 배정을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화인아파트 주민 A씨는 성남교육청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이번에 늘푸른초등학교가 개교하게 되면 당연히 가까운 늘푸른초등학교로 등교할 것으로 생각했다”면서 “그런데 교육청의 학구조정안을 보니 집 옆에 있는 학교를 두고 초등학교 2학년인 어린 아이가 위험천만인 8차선 도로를 건너 먼 곳의 학교에 다녀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이에 대해 교육청 관계자는 “늘푸른초등학교는 개교시 6학급으로 개교할 예정으로 있어 청솔초등학교 학생중 기존지역 일부만을 수용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면서 “오는 2004년 36학급으로 완성될 경우 청솔초교를 비롯, 늘푸른초교의 학생수용시설 및 통학여건 등에 대해 종합적인 검토를 통해 합리적인 학구조정이 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학구조정안에 포함되지 않은 지역의 학부모들은 지난 7일 교육청을 항의방문한데 이어 학구조정안 반대서명 운동을 전개하는 한편 앞으로 요구사항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자녀 등교거부을 비롯한 집단행동도 불사한다는 강경한 자세를 굽히지 않고 있어 늘푸른초등학교 개교를 둘러싸고 학부모와 교육청간의 갈등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성남=송영규기자> ygsong@incheo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