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과 중국 남부지역에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바이러스가 퇴조국면에 돌입할 조짐을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홍콩 학계와 재계, 법조계는 ‘공포 축출(Fearbusters)’ 캠페인에 들어갔으며 중국 광둥(廣東)성 전역에는 아예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니는 사람들이 거의 없는 상태다.
 특히 세계보건기구(WHO)는 최근 신규 발생 환자 건수가 없는 베트남을 여행제한지역에서 먼저 해제하고 다음달 중으로는 홍콩을 제외할 수 있다는 입장을 처음으로밝혔다.
 홍콩 위생서는 27일 하루 최대 80명을 기록했던 사스 환자 신규 발생 건수가 지난 16일부터 30명대로 줄어들기 시작해 25일 22명, 26일에는 17명으로 10명대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보건 전문가들은 홍콩은 지난달 하순 사스 확산 제1차 고조기를 통과했으며 지난 11일부터 15일까지 제2차 고조기를 거쳐 이제 퇴조국면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중순 처음 발생한 사스 바이러스는 겨울과 봄철에 맹위를떨쳤다”면서 “지금은 동남아지역의 무더위를 피해 중국 북부지역으로 북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중난산(鍾南山) 중국 광둥성 사스예방통제센터 소장은 “광둥성의 경험을 바탕으로 판단할 때 홍콩은 다음달 중으로 신규 환자 발생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홍콩의 학계와 재계, 법조계, 호텔업, 요식업, 여행업계의 지도층 인사 150여명은 26일부터 사스에 대한 공포와 악성 루머를 없애기 위한 ‘공포 축출’ 캠페인에 들어갔다.
 캠페인을 주도하고 있는 싱크탱크 ‘시민교류’의 로쿵와이 회장은 마스크를 벗어던지고 “사스보다 사스에 대한 비합리적인 두려움이 홍콩에 더 큰 치명타를 입히고있다”고 말했다.
로쿵와이 회장은 “이제 사스에 대한 편집증에서 벗어나 마스크를 벗고 도심을활개하면서 먹고 싶은 요리를 먹고 쇼핑을 즐기며 평상시대로 생활해 나가자”고 시민들에게 당부했다.
마크 솔터 WHO 임상관리국 조정관은 25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와의 회의에서 다음달 베트남과 홍콩, 캐나다를 여행제한지역에서 해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10일 안으로 추가 환자가 없으면 베트남을 여행제한지역에서 먼저해제하고 다음으로 홍콩과 캐나다 순”이라며 “그러나 중국은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솔터 박사는 “사스 바이러스는 비록 피해가 크고 전염성도 높지만 이제 우리 환경의 일부분이 됐다”면서 “독감과 마찬가지로 사스와 함께 사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만 당국은 이날 처음으로 사스로 인해 57세된 남성이 숨졌다고 확인했다. 중국 베이징에선 극장 등에 대한 폐쇄조치를 내린데 이어 시내 결혼 등록 업무를 중단시켰다고 관영 매체들이 전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