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의 ’참여정부’ 출범 이후 처음 치러전 4·24 재보선의 3개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에서 여권이 패배하고 한나라당이 승리함에 따라 향후 정국 변화의 기류가 소용돌이로 접어들었다.
　우선 민주당의 참패에 따른 당내 신·구주류간 갈등 고조를 기폭제로 당 개혁작업은 물론 정치권 재편논의까지 급부상하면서 격랑이 예고되고 있다.
　당 개혁작업을 놓고 신·구주류간 갈등이 표면으로 급부상하고 최근 불거진 국정원장 임명을 둘러싼 갈등까지 겹치면서 여권은 혼돈속으로 빨려들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구주류는 신주류 당권파에 대해 ‘선거 패배 책임론’을 거론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맞서 신주류측은 이번 선거의 상징처럼 부각된 덕양갑에서 개혁당 유시민 후보가 승리한 것을 개혁에 대한 국민의 지지로 해석, 당 개혁작업 가속화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특히 궁극적으로 ‘신당 창당’으로 분위기를 몰아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민주당 간판만으로는 안되겠다는 정치권 변화의 명분을 살려 향후 여권의 리모델링 또는 신당 창당 기류를 촉발시킬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여기에 이번 선거에서 당선된 유시민 후보는 노무현 대통령 당선의 일등공신으로 핵심측근이어서 그가 주창하는 정계개편 추진은 파장과 함께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한나라당은 이번 선거를 통해 ‘새정부 심판론’이 어느 정도 먹혀들었다고 보고 정국 주도권 장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은 이번 재보선 승리를 계기와 국정원장 인사청문회에서 보여준대로 새 정부의 ‘이념편향’과 ‘불안정한 개혁’의 문제점을 집중 제기하며 국회를 무대로 정국 주도권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또한 당내 영남권 중진 보수성향 의원들의 발언권은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이지만 재보선 이후로 미뤄온 당권경쟁이 본격화되면서 파열음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더욱이 개혁성향 의원들이 여권의 정계개편 움직임에 어떻게 반응할지에 따라 한나라당도 정치권 재편의 폭풍을 피해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여당 강세지역인 양천을에서 386세대인 오경훈 후보가 승리한 반면 야당 강세지역인 고양 덕양갑에서 60대 후반의 이국헌 후보가 패배한 점을 지적하며 철저한 개혁과 세대교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결과가 상대적으로 다가올 당권레이스에서 개혁성향이 강하거나 젊은 당권주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개연성이 있는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와함께 이번 재보선 결과는 ‘참여정부’에도 일정 정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다. 비록 재·보선이긴 하지만 집권 두달만에 치러진 첫 선거에서 여당이 패한 것은 극히 이례적일 뿐 아니라 이는 새 정부의 각종 개혁정책에 대한 반감이 일정 정도 반영된 것으로 해석될 소지도 없지 않기 때문이다. <송금호기자> khsong@incheo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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