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기 신입사원을 모집합니다. 미래 애널리스트를 꿈꾸는 젊은 패기를 찾습니다.”
 언뜻 보기에 증권회사 광고 같지만 사실은 전국 최초로 뮤추얼펀드를 조성, 실전 증권투자를 벌이고 있는 인하대학교 동아리 ‘블루칩’의 2003년도 1학기 신입회원을 모집하는 문구다.  얼마전까지 인하대학교 교정에 나붙은 이 광고로 몰려든 신입생은 모두 30여명. 이 중 15명이 ‘신입사원’으로 선발됐다.
 여느 동아리와 달리 ‘블루칩’이 ‘신입회원’이 아닌 ‘신입사원’을 뽑는 것은 이 동아리의 조직이 기성 회사조직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
 동아리 회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산하에 30여명의 회원들이 배속된 자산관리팀과 운영지원팀, 리서치팀 등의 조직을 두고 있다. 물론 선·후배간 호칭도 ‘선배’나 ‘형’에서 ‘대표’나 ‘팀장’, ‘부팀장’, ‘○○씨.
 리서치팀은 다양한 증권정보를 수집, D/B를 구축하고 자산관리팀과 운영지원팀에서는 이를 토대로 펀드 공시와 유망 투자종목을 선정하는 등 기성 증권회사의 업무와 별반 다르지 않다. 운영지원팀 박성림 부팀장(22·경영3)은 “경제이론과 투자전략을 접목시켜 실물경제에 참여할 수 있는 만큼 투자를 직접 해본 것만으로도 큰 소득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로 창립 5년째가 되고 있는 ‘블루칩’의 창립원년(98년) 수익률은 37%. 당시 증시 활황임을 감안하더라도 웬만한 투자전문가를 능가하는 수익이다.
 이같은 여세를 몰아 99년엔 서울대와 한양대 등 전국 18개 대학 동아리가 참여한 ‘전국대학 증권연합회’발족을 주도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이 동아리를 거쳐간 선배들만 50여명. 대부분 유수한 증권사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블루칩’이 펀드메니저를 양성하는 인큐베이터의 구실을 톡톡히 해내고 있음을 반증한다.
 증시가 침체국면에 접어들면서 한 때 실물투자를 배제해왔던 ‘블루칩’이 올해 확보한 투자자본금은 총 300만원. 최근 직원들을 대상으로 펀드를 모집, 액면가 1만원에서 최고 100만원까지 모은 돈이다.
 대표이사 신동진씨(26·경영4)는 “블루칩 경영에 참여하면서 경제전반에 대해 깊이 공부를 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며 “이라크전쟁으로 투자심리가 많이 위축돼 있으나 역으로 좋은 종목을 싸게 매입할 적기임을 감안, 올해엔 기본에 충실한 투자를 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주성기자>jspark@incheo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