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영 경기본사 북부취재본부장
▲ 김재영 경기본사 북부취재본부장

시청을 시청이라 부르지 못하고 있는 고양특례시가 있다. 미국 시사주간 <뉴스위크>가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세계 10대 도시로 선정할 만큼 역동적인 도시로 소개돼 해외는 물론 국내 지자체서 앞다퉈 벤치마킹에 나설 정도로 주목을 받은 도시다.

고양시는 이제 미래형 첨단 도시로 치닫고 있다. 하지만 미래형 도시 구상과 발전도 여·야 정치권의 논쟁 앞에서 역동적인 도시는 끝없이 추락하고, 살기 좋은 도시는 떠나고 싶은 도시로 전락한 지 오래다. 대립 정치는 시청을 시청이라 부르지 못하고 멀쩡한 빌딩은 수년째 텅텅 비워두고 있기 때문이다.

고양시 지방정치의 극한 대립은 2022년 7월 민선 8기 출범과 함께 시작된다. 43년간 사용한 덕양구 주교동 청사의 노후, 직원 업무공간 부족, 시민 이용 불편 해소 등을 고심한 이동환 시장은 2023년 1월 기자회견을 열고 신청사 건립 시 4300억원의 과다 사업비 투입은 비효율적이라며 기부채납 받은 일산동구 백석동 업무빌딩 이전을 선언했다.

이후 같은 해 4월 백석업무빌딩 준공과 함께 고양시청사 이전이 추진됐으나 시의회는 행정업무 절차 미흡 등을 이유로 지금까지 이전에 필요한 예산을 한 푼도 승인하지 않고 있다.

덕양구에 신청사 건립을 요구하는 시의회 민주당과 재정자립도 32.8%의 열악한 예산 고려 시 건립보다 일산동구 이전이 타당하다는 국민의힘 시장 간 갈등은 법정 공방까지 가는 등 상생·협치는 기대 이하다.

기부채납 받은 백석업무빌딩 2개 중 T1 건물은 지하 4층 지상 20층, T2는 지하 4층 지상 13층으로 수년째 텅텅 빈 채 방치하다 지난해 6월 4개 과 직원이 겨우 근무 중이나 시청을 시청이라 부르지 못하고 있다. 백석청사라 당당히 부를 수 있는 날은 언제쯤일까?

/김재영 경기본사 북부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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