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내 한복판에서 또 화재가 발생, 많은 인명이 희생됐고 이를 지켜본 시민들은 또다시 참담한 심정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8일 새벽 중구 북성동 경향여인숙에서 일어난 불길은 삽시간에 건물 모두를 태우고 인근 상가에 번졌으나 20여분만에 진화됐다. 만일에 연소됐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상상만 해도 아찔한 일이다. 투숙중이던 6명이 숨지고 3명은 부상을 입었다. 또 진화작업을 하던 소방관 3명도 다쳤다. 하마터면 대형참사를 낼 소지를 안고 있던 것이 확인된 만큼 그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인현동 호프집 참사가 일어난 지 얼마나 됐다고 또 이러는가. 정말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같은 원인과 비슷한 이유로 큰 사고를 되풀이해 내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어서 실망을 감출 길이 없다. 사고의 이름은 달라도 원인은 한가지. 사회적 기본 수칙을 무시한 인재(人災)였다. 여인숙 주인이 안전의식을 조금만 가지고 있었더라면 수많은 인명피해를 피할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을 남긴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전기 누전일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불이 나자 1층 투숙객은 모두 대피할 수 있었으나 2층에는 쇠창살로 된 방범망이 설치돼 있어 엄청난 재앙을 초래한 것이다. 불길 속에서 살려달라고 비명을 지르면서 숨져갔을 이들을 생각하며 이웃들은 울부짖고 이를 지켜본 시민들도 함께 눈물 짓는다. 더욱 한심한 것은 불이 난 여인숙 건물은 지은 지 60년이 넘은 낡은 목조건물인데도 그동안 단 한차례의 소방 가스 전기 정밀안전검사를 받지 않았다는 점이다. 더구나 소방안전점검을 받아야 하는 다중이용건물은 연면적이 1천㎡ 이상이어야 한다는 현행 재난관리법도 이처럼 현실과 동떨어져 있으니 할 말이 없을 지경이다.
 쇠창살이 설치돼 있고 붕괴 위험이 높은 건물안에 여러 사람이 있는 줄 뻔히 알면서 굳이 고압살수차를 이용해 화재를 진압하려 했는지에 대한 지적 역시 귀담아 들어둬야 할 대목이다. 아울러 법에 맹점이 있다면 더 늦기 전에 이를 개정해서 사고방지책을 강구해야 한다. 그리고 엄격한 관리가 뒤따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