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 “출근하는 것 자체가 잘못…원장이 사무국장 감싸면서 가능”

원장‧사무국장 “답변하지 않겠다…취재 거부 및 반론권 포기”
▲ 가평문화원 전경 /인천일보 DB

가평문화원이 촉탁직 사무국장 A씨를 다시 채용하는 과정에 ‘이사회 의결’을 거치지 않은 데 이어 이번에도 정관에 나온 ‘이사회’ 규정을 어긴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두 번의 절차를 어기면서 그의 채용이 무효라는 지적이 나온다.

직원들은 그런 그가 출근하는 것만으로도 불편해하고 있다.

특히 그가 사무국장 책상에 앉아 각종 중요자료에 접근하고, 결재라인에 포함돼 권한을 행사하는 것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채용에 하자가 있는 사무국장 A씨를 정용칠 원장이 감싸고 돌면서 가능해진 일이다.

A씨는 지난해 6월 정년을 앞두고 6개월 임기의 단기 사무국장으로 채용됐는데, 가평군은 정 원장이 이사회의 ‘면접위원 기피’ 지적을 무시하고 그의 채용을 밀어붙이자 보조금(인건비) 지원을 중단했다.

정 원장이 올해 촉탁직으로 재고용한 그는 지난해 6월 이후 잇달아 채용절차 규정을 어긴 사실이 확인되면서 현재까지 급여 없이 출근하고 있다.

가평문화원은 지난달 26일 오전 이사회를 개최하고 ‘2024년도 사업계획(안)’ 등 상정한 안건을 의결했다.

정 원장은 이사회에 상정한 안건 모두 의결되자 마지막으로 ‘촉탁직 사무국장 A씨’ 채용과 관련한 내용을 ‘긴급 안건’으로 상정했다.

그러면서 정 원장은 9명의 이사와 1명의 감사에게 “본인의 실수로 ‘촉탁직 사무국장’ 채용 안건을 상정하지 못해 ‘긴급 안건’으로 상정한다”고 밝혔다.

정 원장은 이사 등에게 “동의 하나요”라고 묻자 회의장에 잠시 침묵이 흘렀다. 정 원장은 재차 “동의 하나요”라고 물었고 일부 이사가 “동의한다”고 낮은 목소리로 답하자 의사봉을 두드려 가결을 알렸다.

하지만 이는 문화원 정관 ‘이사회’ 규정에 정면으로 어긋난다.

규정을 보면 ‘재적이사 전원이 출석하고 출석이사 전원이 찬성할 때에는 통지하지 않은 사항이라도 이를 부의하고 의결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즉 ‘긴급 안건’을 상정하고 의결할 경우에는 전체 27명의 이사가 참석하고 전원이 동의해야 한다.

이날 이사회에는 13명이 참석했고, ‘긴급 안건’ 상정 때에는 9명만 자리를 지켰다.

B 이사는 “이번에도 채용 절차를 위반한 것을 몰랐다. 번번이 사무국장 채용규칙을 어겼다면 그가 직원으로서 자격이 없다는 것으로 해석하는 게 자연스럽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가평문화원이 A씨와 맺은 두 번의 근로계약도 논란이다.

문화원에는 휴무였던 1월1일자로 된 근로계약서가 존재하지만, 실제로 계약은 1월15에 이뤄졌기 때문이다.

정 원장이 이사회에서 이 부분을 인정하면서 ‘사문서위조’ 혐의 논란도 일고 있다.

한편 정용칠 원장과 사무국장은 1월31일 오후 4시쯤 문화원에서 인천일보 기자에게 “인천일보의 모든 인터뷰에 노코멘트하겠다. 향후 취재를 거부하고 모든 반론권을 포기한다. 또 반론권 등과 관련해서는 문제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혔다.

/가평=정재석 기자 fugoo@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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