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 “자기 아들과 빗대어 비아냥…모두 귀를 의심”

원장 “직원 앞에서 그런 말 한 적 없어…행사 준비도 업무”
▲ 가평문화원에 배치된 사회복무요원이 오른손에 깁스한 상태로 곡괭이로 땅을 파고 있다. /사진제공=독자

정용칠 가평문화원장이 주말도 없이 직원 모두에 삽질 등 중노동을 강제하면서 자기 아들을 빗대어 사회복무요원을 조롱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평문화원은 지난해 10월31일 가평읍 복장리 청평발전소 운동장에서 ‘가평회다지’ 행사를 개최했다.

정 원장은 행사를 앞두고 약 2주 동안 전 직원을 동원해 풀 뽑기와 제초는 물론 시설물 설치를 위한 땅파기 등 힘든 일을 강제했다.

정 원장은 여직원은 물론 장애가 있어 문화원에 배치된 사회복무요원(공익)도 동원했으며 주말에도 삽질 등 중노동을 시켰다.

한 사회복무요원은 다친 오른손에 깁스한 상태에서 불려 나가 삽질 등을 했다.

정 원장의 문제 발언은 사회복무요원이 “주말에 쉬지도 못하고 업무 외적으로 삽질 등 힘든 일을 강제하는 것은 잘못된 거 아니냐. 저도 귀한 집 자식이다. 도저히 힘들어 못 하겠다”라는 항의를 받고 나서 나왔다.

정 원장은 사회복무요원에 “업무의 연속이니 계속 땅 파고 풀을 베라”고 핀잔을 주고서는 다른 직원들 앞에서 “하긴 내 아들이면 안 시키지”라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정 원장의 아들도 군 복무 중이었다.

한 직원은 “직원들 모두와 행사 관계자 등이 있는 자리에서 정 원장이 하는 말을 들었다. 분명히 ‘자기 아들이면 안 시키지’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다른 직원은 “귀를 의심할 정도로 놀라워 잊을 수 없다. 정 원장의 발언은 사회복무요원을 비하하고 조롱한 것이다”고 주장했다.

직원들은 중노동 첫날 점심으로 짜장면을 먹은 뒤 다음 날부터는 자비로 점심을 해결했다.

정 원장은 또 직원에게 2000원을 주며 막걸리 심부름을 시켰고, 직원은 돈을 보태 막걸리를 사 왔다.

문화원 관계자는 “힘든 일을 시키고 짜장면을 시켜 한 번 먹고 다른 날은 직원들과 각자 해결했다”며 “너무 부실한 것 아니냐고 하자 ‘네 돈으로 사 먹어’라고 핀잔만 들었다”고 주장했다.

정 원장은 “행사 준비도 업무의 연속이다. 직원들 앞에서 그런 발언을 한 사실이 없다. 그 말을 들은 사람과 대면하게 해달라. 전혀 아니다”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 가평군이 문화원에 근무하는 사회복무요원에 가해지는 불이익을 차단하고자 지도에 나섰다.

군 관계자는 지난 26일 문화원을 방문해 사회복무요원의 고충을 들은 후 문화원 관계자에게 ▲사회복무요원을 기계실에 대기 시키는 것은 가혹행위 ▲병역법상 괴롭힘 행위는 과태료 500만원 부과 대상 ▲소집해제 이후 각종 민형사상 소송 대상 등이 될 수 있다고 지도했다.

/가평=정재석기자 fugoo@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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