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당역 등 원도심 2개 역 제외
불로 소재 역 김포 감정동으로

신설 염원 주민, 강력한 불만
“역까지 버스 타고 30~40분씩”
“불편 참고 살았는데 결국 패싱”
▲ 정부가 인천시와 경기 김포시가 갈등을 빚어온 서울 도시철도 5호선 김포·검단 연장 노선과 관련해 인천 검단에 2개, 김포에 7개 역을 두는 조정안을 제시했다. 인천시와 김포시의 주장이 일정 부분 반영된 것이지만, 인천시와 인천 서구가 즉각 “수용 불가” 입장을 내놓으며 반발하고 나섰다. 21일 인천 서구 불로동 곳곳에 주민들이 5호선 김포·검단 연장 조정안에 반대하는 현수막들이 걸려있다.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지난해 9월, 인천 서구 원당지구 출근길을 취재하며 만났던 주민들은 그래도 '원당역' 신설에 희망을 품고 있었다. 교통 수요가 높은 검단신도시를 중심으로 서구 북부권에 서울지하철 5호선 철로가 이어지면 검단신도시 가운데 놓인 원당을 '패싱'할 수는 없을 거라는 생각들이었다.

지난 19일 정부는 5년여 갈등을 이어온 '서울지하철 5호선 인천·김포 연장' 노선 조정안에 인천시 제안 4개 역 중 검단신도시 권역 101·102역은 담으면서도 원당과 불로 등 원도심 2개 역은 제외했다.

토요일이었던 지난 20일. 올해 준공된 지 딱 20년 된, 3만 인구 원당지구 아파트들 담벼락에는 '원당역'을 염원하는 내용이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현수막을 내건 단지 주민들은 이번 정부 노선 결정에 분노했다.

원당신안실크밸리 주민 조현성(50)씨는 “지난 20년 동안 지하철역 없이 살았다. 계양역, 김포골드라인이 차례대로 생기고 난 뒤에도 버스로 역까지 30~40분씩 다녔다”며 “10여년 전부터 5호선이 들어온다고 해서 주변 신도시 개발에 따른 피해도 감수하고 살았는데 결국 역이 사라지나 싶다. 5호선 연장에서 원당 원도심은 검단신도시 떡고물이라도 받아먹으란 식에서 아예 떡고물도 뺏어가니 앞으로 노선 공사로 또 시달릴 일만 생겼다”고 전했다.

인천도시철도1호선 연장사업 구간 중 원당동 일대가 포함되면서 원당지구도 역세권 시대를 목전에 두고 있긴 하다. 다만, 현재 계양역 혼잡도가 심각한 상황이라 절대적 대안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원당지구아파트연합회 등은 집회 등을 통해 원당역 사수 목소리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원당역 이용수요는 하루 4603명 수준이고, 101·102역과의 거리가 각각 1.2㎞, 1.1㎞로 상대적으로 짧다는 게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 평가다.

인천시가 주장한 검단신도시 2개역, 원당과 함께 이름을 올렸던 불로동 역시 원당지구와 비슷한 반응이다. 대광위는 인천시와 김포시 경계 지역인 인천 불로동 소재 역을 김포 감정동으로 옮기는 노선을 조정안으로 제시했기 때문이다.

불로동부아파트 주민 김민섭(43)씨는 “대광위가 제시한 감정역 대상지는 불로동 중심부에서 1㎞ 넘게 걸어야 한다. '역이 근처 다른 데로 갔구나'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101역과 102역 2개 역만 경유하도록 대광위가 노선을 조정한 것을 놓고 검단 내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인천 서구 정치권과 검단 원도심들은 조정안에 '반대', 검단신도시 주민 커뮤니티는 '불만족스럽지만 결과 수용. 단, 앞으로의 협상에서 원당역, 불로동 역 해결'인 반면, 102역 주변 커뮤니티에선 '환영' 의견도 감지된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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