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왜곡은 아직 공식입장 없어
'잘못한 게 없다'식 출구 전략
공개 해명 어떤 내용 담길지 촉각
“미추홀구 초등생, 입에 욕 달고 다녀” 발언 때는 당장 다음 날, “경찰 나부랭이들”이라고 SNS에 글 올리고선 8일 정도 걸렸던 허식 인천시의회 의장의 사과가 이번 '5·18 폄훼 인쇄물 배포'에선 일주일 가까이 작동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8일 인천시의회 등에 따르면 현재 허 의장은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폄훼한 인쇄물을 배포한 사안과 관련해 아직 공식 입장을 전하지 않았다.
지난 2일 허 의장은 인천시의회 40명 의원실에 모 언론사가 제작한 '5·18 특별판'을 전달해 논란 중심에 섰다.
이 신문은 '5·18은 DJ(김대중)세력·북이 주도한 내란', '5·18 유공자 상당수가 5·18과 관련 없는 인물' 등을 보도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비판이 확산했다.
의원실에 신문이 전해지고 일주일 정도가 지나면서 시민사회단체와 야당 반발은 물론이고 여당 내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는 실정에서도 허 의장은 이렇다 할 액션을 취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지난 3월 5·18 광주민주화운동 헌법 전문 수록 움직임에 대해 “표를 얻으려면 조상 묘도 판다는 게 정치인”이라고 했던 김재원 전 국민의힘 최고의원은 공개 사과했고, 앞서 2019년 2월엔 권영진 당시 대구시장이 자유한국당 소속 일부 국회의원들의 5·18 망언과 관련해 광주시장에게 사과하기도 했다. 추후 허식 의장 공개 해명에 어떤 내용과 형식이 담길지 관심이 쏠린다.
허 의장은 2022년 제9대 인천시의회 전반기 의장을 맡은 뒤, 다양한 구설에 휘말리면서 사과를 통해 상황을 일단락시켜 왔다.
지난달 20일 “미추홀구 주민들에게 지역 폄하 발언으로 비춰진 점에 대해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는 공개 사과가 대표적이다. 지난 19일 '제물포르네상스' 마스터플랜 대시민 보고회에서 자신이 한 축사가 미추홀구를 비하했다는 논란이 일자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지난해 7월27일에는 경찰국 신설 추진에 '경찰 나부랭이' 등 글을 SNS 올렸다가 다음 달 4일 인천경찰 직장협의회 회장단 등에 공개적으로 사과하기도 했다.
민주당 소속 한 인천시의원은 “허 의장은 '신문을 돌린 건 찬성도 반대도 입장을 담고 있지 않다. 잘못한 게 없다'는 식으로 출구 전략을 세운 거 같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허 의원은 지난 7일 있었던 국민의힘 인천시당 윤리위원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 앞에서 “신문 나눠준 그 자체만 가지고 역사 왜곡이다 폄훼다 하지만 신문 내용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이거에 대해선 할 말이 많다”며 “경찰 나부랭이 논란 때도 내가 쓴 게 아니라 옮겼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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