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아트갤러리서 오픈런 전시
고요·정적인 말 주로 표현
“에너지·위로 얻고 나가길
풍경보듯 편하게 봐주셨으면”
오랜 시간 말(馬)을 주소재로 삼아 활동해 온 유미정 작가가 'Small village'를 주제로 인천 중구 윤아트갤러리에서 오픈런(종료기간 없이 진행) 전시회를 열고 있다.
이번 유 작가 초대전에서는 그동안 선보인 작품 외 주제와 맞아떨어지는 다수의 최신작도 만나볼 수 있다.
“언제부턴가 말을 자주 그리게 됐어요. 말을 가만히 보면 가고 싶은 시간으로, 장소로 데려다줄 것만 같더라고요. 그게 과거일 수도 미래일 수도 있죠. 지금은 돌아가신 아빠가 어린 시절 목마를 사주셨거든요. 어른이 될 때까지 잊고 살았는데, 말을 그리다 문득 기억이 났어요. 말은 저한테 수호신 같은 존재였던 거죠. 나는 잊고 살았지만 나를 지켜주고 있더라고요.”
말을 주제로 한 작품이라면, 푸른 초원을 활기차게 뛰놀거나 늠름한 자태를 뽐내는 모습을 대부분 떠올린다. 하지만 유미정 작가는 그들보다 다소 정적이고 고요한 느낌을 풍기는 말을 주로 표현하고 있다.
“진취적이고 활동적인 말의 모습이 나와 정반대라 많이 그리는 건가 싶었어요. 하지만 알수록 저와 비슷한 점이 많더라고요. 동적인 말은 가만히 있을 때 그렇게 정적일 수 없거든요. 사실 사람이 달릴 때보다 정적인 상태에서 자신을 되돌아봐야 에너지를 얻을 수 있고, 그렇기 때문에 더 앞으로 달릴 수 있잖아요. 에너지와 위로를 얻고 더 나아갈 수 있는 말의 매력에 푹 빠져있어요.”
단순한 그림이 아닌, 숨겨진 의미와 가치를 부여함에 초점을 맞춰 활동을 이어나가겠다는 그다.
“의견이 다를지는 모르겠지만,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이 화가라고 생각하지 않거든요. 작품을 통해 무언가 메시지를 보여주는 분들이 화가죠. 그림을 통해 같이 공감할 수 있고 생각할 수 있는 중간자 역할을 하는 게 아닐까 싶어요. 제가 그리는 말도 그러하죠.”
“작가한테는 단 한 사람이라도 그림을 보고 감동하면 큰 보람이에요. 어렵게 생각하지 마시고 지나는 바깥 풍경을 보듯 편하게 그림을 봐주세요. 분명 그림을 통해 얻으시는 가치가 있을 겁니다. 말이 날개를 달고 멀리 더 멀리 날아가 누군가의 말에 닿길 바랍니다.”
/글·사진 곽안나 기자 lucete237@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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