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새로운 밀레니엄이 도래하며 글로벌시대가 열렸다. 그런데 글로벌하면 연관해서 따라오는 용어가 바로 '로컬(local)'로서, “Think globally, Act locally”, 즉 “생각은 세계적으로, 행동은 지역적으로”라는 명제가 세상을 풍미하고 있다. 이번 윤석렬 정부에서도 '지방시대위원회'를 만들어 '지방시대'를 국정비전으로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지방시대는 중앙에서 열어주지 않으며, 지방이 스스로 열어야 한다. 그러려면 우선 지역전문가들이 뭉쳐야 한다.
지역에서 다양한 사람과 집단이 모여서 공론화를 통해 지역 문제를 연구하는 커뮤니티 접근을 '로컬 거버넌스'라고 한다. 지역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산·학·관·연·시민단체 등이 협력과 동반자 관계를 형성하여 지역 문제를 풀기 위한 집단지성과 다중지혜를 동원해야 한다. 인천에서 이런 목적으로 출범한 모임이 바로 인천학회(Academic Society for Incheon Studies)이다. 인천학회가 출범한 지 5년이 되었고, 지난 12월9일 인천학회 동계학술대회와 학회장 이취임식이 있었다. 아직 출범 다섯 살인 신생학회지만, 그래도 이제는 인천지역사회에 어느 정도 알려져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인천학회는 지역의 다양한 전문가와 집단이 모여 지역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설립된 한국 최초의 지역학회이다. 아직 한국 어느 도시에도 지역 문제를 공론화를 통해 함께 고민하기 위해 만들어진 학회가 없으며, 다른 지역에서도 인천학회와 같은 지역을 연구하는 학회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세상은 엄청 빠른 속도로 변하는 고속사회가 전개되고 있다. 고속사회에서 도시가 경쟁력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다양한 사람과 집단으로부터 새로운 아이디어와 창조력이 나와야 한다. 어떤 특정 집단(정부 혹은 엘리트 집단)이 사회를 독점적으로 주도하기에는 세상은 너무 복잡하고 다양한 변수가 작용하기 때문에, 지역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로컬 거버넌스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금은 지방시대라고 한다. 그런데 진정한 지방시대가 전개되기 위해서는 지역전문가들이 모여 지역발전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와 창조적 자생역량을 결집해야 할 것이다. 인천학회가 지방시대에 인천발전을 위한 집단지성과 다중지혜를 모으는 공론의 장으로 이바지하여, 학회 출범 10년, 20년, 50년 이야기가 계속 이어가기를 기대한다.
/김천권 인하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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