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리 마티스, 음악과 함께 만나다

19~20세기 야수주의 창시자
피카소와 라이벌 '앙리 마티스'

'금붕어와 팔레트' 등 작품 모니터 띄워
신시사이저·피아노·바이올린 연주
바리톤·소프라노 목소리로 그림 표현
배우 등장 1인극으로 풀어내기도

 

“만약 내가 다시 태어나 그림을 그린다면, 마티스처럼 그리고 싶다.”-피카소

 

“만약 내가 다시 태어나 그림을 그린다면, 피카소처럼 그리고 싶다.”-마티스

 

19∼20세기 야수주의 창시자로 알려진 앙리 마티스는 동시대의 파블로 피카소와 서로 표절을 주장하는 라이벌이자 결국엔 영원히 동경하는 사이였다.

둘의 관계가 극도로 좋지 않았을 때 피카소가 맹비난한 마티스의 작품 '금붕어와 팔레트'를 음악으로 표현하면 어떤 느낌일까.

▲ 마티스 작 '금붕어와 팔레트'
▲ 마티스 작 '금붕어와 팔레트'

12월7일 인천 서구 청라블루노바홀에서 역대 미술사조를 대표하는 거장들의 명화를 음악으로 해석하고 1인극 이야기로 풀어내는 입체적인 무대가 열렸다.

지난 10월부터 이날까지 3회를 준비해 빈센트 반 고흐와 클레드 모네를 공연하고 이번이 마지막 순서였다.

이날은 대형 모니터에 마티스의 그림을 띄우고 이를 신시사이저, 피아노, 바이올린으로 연주했다. 바리톤과 소프라노가 노래로 체화해 그림을 표현하기도 했다.

블루 누드와 댄스 재즈, 춤, 음악, 호사평온관능 등 대표작들이 이런 방식으로 소개됐다.

마티스가 어떻게 작품 활동을 했는지 수도승처럼 절제하며 그림에 매달려 살아온 삶은 그로 분한 배우가 등장해 연극의 형태를 띠기도 했다.

▲ 마티스 작 '모자를 쓴 여인'
▲ 마티스 작 '모자를 쓴 여인'

특히 마티스를 야수파의 대가 반열에 오르게 한 대표작 '모자를 쓴 여인'에 얽힌 사연도 보여줬다. 작품 속 모델이 된 그의 아내조차 푸르고 사실적이지 않은 색채를 보고는 화를 냈다고 한다.

인천서구문화재단이 기획한 이번 명화로듣는 청라시에스타 콘서트 시리즈는 3회 전 공연 매진을 기록하며 호응을 얻기도 했다.

이종원 서구문화재단 대표는 “당대의 새 지평을 연 작품들이 탄생한 배경과 작가의 인생을 함께 들여다보며 이를 음악으로 들려주기 때문에 전시관에서 감상하는 것과는 또 다른 개념의 접근”이라며 “특히 그림을 어렵게 생각하는 시민들이 더욱 생생하고 쉽게 생각할 수 있도록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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