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해동 1950서 8개월 대장정 마무리
두번째 모임, 송미여인숙·머든키친 열려
에코뮤지엄 필요한 사업 '우음도 보존'
과천, 극장 만들어 동네 이야기 연극 제작
다양한 프로젝트 진행…올 7개 작품 무대
1년 활동 회고 '회고하기' 등 행사 줄이어
송미여인숙, 12개 활동가 결과물 등 전시
2023 경기에코뮤지엄 '지붕 없는 박물관'이 지난달 30일 김포 해동1950에서 '에코:지지대 두 번째 모임-뻗어 나갈 토대'로 8개월여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경기문화재단은 주민을 중심으로 예술 및 학술전문가가 함께 지역을 예술적으로 해석하며, 공공부문과 협업해 우리 삶의 현장을 능동적으로 가꾸어 나가기 위해 '지붕 없는 박물관'의 방향성을 다듬어 왔다.
이런 고민 끝에 올해에는 30팀의 활동가 및 단체가 '자신답게', '우리답게' 지역의 매력적인 자원들을 풀어내고 알리며, 지역 전체를 지붕 없는 박물관으로 만들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이들이 한 해 동안 경기도 곳곳에서 지속가능한 삶을 가꾸어갈 수 있도록 사람과 자원, 공간을 연결해 나간 것처럼, '에코:지지대 두 번째 모임'에서는 지역을 연구하고 해석하는 방법과 새로운 경험 만들기에 초점을 맞추며 '지붕 없는 박물관'이 다시 뻗어 나갈 토대를 다지는 시간을 가졌다.
■ 연결의 방법 - 지역을 연구하고 해석하는 방법, 그리고 새로운 경험 만들기
지난 1일 '에코:지지대 두 번째 모임'은 에코뮤지엄을 운영한 김포 해동의 거점공간 송미여인숙과 머든키친, 해동1950 등에서 이뤄졌다.
첫 번째 모임이 멀리 떨어져 있던 지역과 지역,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 관계 맺으며 깊이 뿌리를 내리는 만남의 장이었다면, 두 번째 모임은 단단히 내린 뿌리를 기반으로 지역에 의한, 지역을 위한, 지역과 함께 서는 기반을 다지며 앞으로 더 확장하고 뻗어 나갈 토대를 만드는 소통의 장이었다.
행사는 사업 수행과정을 공유하는 전시를 시작으로 첫 번째 모임처럼 '1부-연결의 방법'과 '2부-환대의 장소'로 나뉘어 진행됐다.
특히 1부에서는 참가팀의 활동현장과 유산을 소개하는 영상을 상영한 후, 사전설문 결과를 함께 읽으며 올해 에코뮤지엄 활동에 대한 평가와 발전 방향을 나누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어진 라운드 테이블에서는 지역을 연구하고 해석하는 방법과 새로운 경험을 만드는 방법에 대해 에코뮤지엄 활동가 4인이 이야기를 나누었다.
다음은 네 가지 키워드로 진행한 라운드 테이블 대화 요약이다.
▶참가자
ㆍ김현주 A.C 클리나멘
ㆍ조윤경 어웨이크교육문화콘텐츠협동조합
ㆍ석수정 별별극장
ㆍ박준식 DMZ문화예술공간 통
ㆍ박혜영 화성시생태관광협동조합
1. 장소성 #왜, 여기?
Q. 왜 이 지역, 이 공간, 이 장소에서 에코뮤지엄 사업을?
A. 박혜영: 경기도 가장 남단에 있는 화성 서부해안지역은 특이한 공간특성을 가지고 있다. '죽음의 호수'라 불렸던 시화호는 지난 30년간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이며 인문 환경, 즉 주민들의 생활상도 변화시켰다. 섬이었던 지역이 육지로 개발되며 주민들은 떠나갔지만 시화호 내에서도 가장 풍요롭게 마을이 존재했던 우음도가 이대로 잊힐 순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에코뮤지엄이 지역의 특이한 공간특성을 기억해야 하는 사업이 돼야 하는 만큼, 우음도를 보존하는 에코뮤지엄은 꼭 필요한 사업이었다.
2. 장르별 기획 #지역에 맞는 기획
Q. 지역에 맞고 우리다운 문화예술 기획은 어떻게 성장할 수 있을까요?
A. 석수정: 모든 프로젝트는 10년 전 이사를 오며 '동네에서 아이를 어떻게 하면 재미나게 키워볼 수 있을까?' 생각하며 시작됐다. 과천은 인구 10만도 안 되는 작은 도시로, 예술단체가 거의 없다. 큰 축제도 이곳에서 창작하지 않을 만큼 외부에서 활동을 이어가야 하는 모습이 안타깝고 아쉬웠다. 그렇게 극장을 지어 우리 동네만의 이야기를 담은 연극을 만들어나갔고,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해 올 한 해만 7개의 작품을 올리며 우리만의 특징을 만들어갔다.
3. 개방성 #공공성 #취향 공동체와의 차별점
Q. 공공의 자원으로 더 많은 사람에게 열린 개방적인 '뮤지엄'으로 성장하기 위해 어떤 역할을 갖춰야 할까요?
A. 박준식: 기획에 있어 처음부터 기획자가 프로그램 진행에 개입하지 않고 마을 주민들, 지역 주민들이 하고 싶은 방향으로 진행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에코뮤지엄 사업을 하며 느낀 건 지역주민들이 일단 즐거워야 한다는 점이다. 기획자가 중심이 되면 지속성이 떨어지고 주체가 사라진다. 기존의 지역문화사업과 차별성을 가지려면, 처음엔 잘 못 해도 다음 해에 발전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스스로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는 게 중요하다.
4. 변화와 성장 #예술로 달라지는 지역 #활동가=나의변화
Q. 경기에코뮤지엄 사업으로 진행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통한 지역의 변화와 나의 변화?
A. 조윤경: '해동'에서 무엇을 더 퍼뜨릴 수 있는지 고민하게 됐다. 올해의 키워드 '로컬'을 중심으로 로컬 교육을 많이 진행했다. 내가 사는 지역에 대한 관심을 갖고 그에 대해 생각을 해볼 기회를 주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로컬 가이드를 모집하며 반신반의했지만 무척 열정적인 시민들이 자원해 참여했고, 내가 사는 곳에서 뭔가 해볼 수 있다는 의식의 변화를 끌어냈다. 지역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나에게 '에코뮤지엄'이란?
ㆍ조윤경: '스며든다.' 지역주민들과 활동하며 생각을 같이 펼쳐나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ㆍ석수정: '돋보기'다. 에코뮤지엄 덕분에 많은 사람을 놓치지 않고 자세히 볼 수 있었다.
ㆍ박준식: '선택'이다. 기획자가 하고 싶은 것보다 주민들이 잘할 수 있는 걸 선택해야 해서다.
ㆍ박혜영: '샘솟는 우물'이다. 매년 새로운 자원이 끊임없이 발굴되고 있어서다.
■ 환대의 장소-회고하기, 대화하기, 교류하기
장소를 옮겨 거점공간인 해동1950에서는 '2부-환대의 장소'가 진행, 굵직한 활동 위주의 그래프를 그리며 1년의 활동을 회고하는 '회고하기'와 기획부터 아카이빙까지 지난 1년의 활동을 돌아보고 아쉬웠던 점과 장점을 나누는 '대화하기', 그동안 만나보지 못했거나 더 이야기를 나누며 경험과 노하우를 나누고 지지하는 '교류하기' 등의 행사가 이어졌다.
인근의 또 다른 거점공간인 송미여인숙에서는 올해 에코뮤지엄을 운영한 12개 활동가 및 팀의 다양한 에피소드를 담은 결과물이 전시됐다.
/글·사진 박지혜 기자 pjh@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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