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에 부는 바람소리, 소 울음소리 닮아 작명
에코센터 에코락·시화호 환경학교 등 탐방
이우만·백영철 작가 등 협력 프로그램 소개
화성시 송산면 고정리에 '우음도(牛音島)'가 있다. 섬에서 불어오는 바람소리가 소 울음소리와 닮았다 하여, 섬의 모습이 소 두 마리가 등을 마주하고 있는 형상이라 하여 이름 붙여졌다.면적 0.42㎢에 해안선 길이 2.4㎞인 우음도는 작지만 한 때는 37가구가 살고 분교가 있을 정도로 활기찬 섬마을이었다. 그러나 시화지구 간척사업으로 육지와 교통이 닿으며 자연 환경은 크게 변하기 시작했다. 섬을 지키던 사람들도 하나 둘 떠나갔다. 이런 상황 속에서 우음도만의 생태와 문화, 자연 환경을 기록하고 조명할 목적으로 시작된 게 '우음도 디스커버리'다.
▲ 우음도 디스커버리
우음도는 1994년 시화방조제가 생기며 육지가 된 섬이다. 인근 공룡알 화석산지에서도 북쪽으로 3㎞를 지나야 나타난다.
비교적 주목을 덜 받고 있는 우음도는 다양한 인문학적 고유문화와 높은 가치의 자연 환경을 지니고 있다.
지난 2020년 화성시생태관광협동조합이 섬과 육지의 경계에 있는 아름다운 우음도의 생태·문화 자원 발굴을 위해 '우음도 디스커버리'를 시작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우음도는 섬 전체가 생태·문화자원 발굴 현장이다. 우음도 생태관광 거점 사업을 통해 조성된 거점 공간 '에코센터 에코락(樂)'에서 출발해 우음도 서쪽에 위치한 지질명소, 북쪽 갯벌에 접하고 있는 시화호 환경학교, 섬 정상에 위치한 송산 그린시티 전망대로 이어지는 둘레길 코스는 우음도의 독특한 생태 문화를 생생히 경험할 수 있는 체험학습장이다.
지난 5월부터 진행된 6회의 생태·문화자원 발굴 및 모니터링 프로그램은 에코락 상근활동가와 네이처원, 화성연안환경문화연대, 우음도 당제보존회 등 지역 주민들이 함께하며 간척지 식생변화 관찰, 야생동물 모니터링, 우음도 민속 문화(당제) 발굴 등을 진행했다.
여기에 모두 7회의 스페셜 프로그램을 연계, 회당 20~30명의 참가자를 신청 받아 우음도의 사계절을 소개할 수 있도록 운영해나갔다.
스페셜 프로그램에는 이우만·백영철 작가, 천연염색규담, 칠보숲마을협동조합, 우음도 부녀회, 향자음 아로마테라피 교육기관, 우음도 당제보존회 등이 협력하며, '새들의 밥상, 이우만 작가와 함께', '사진으로 만나는 우음도'. '우음도 물들다(염색)'. '참나무숲 트리 클라이밍', '우음도 식객', '우음도 향기 테라피', '우음도 당제' 등 분야와 주제별 각양각색의 매력 있는 문화예술 프로그램이 소개됐다.
▲ 우음도 에코센터, '에코락(樂)'
우음도를 방문하는 방문객들이 꼭 거치는 거점 공간 '에코락'은 지난 2019년 경기도 생태관광 거점 사업 공모에 참여해 우음도와 인근 화석산지를 포함한 지질 생태 자원 탐방 거점으로 탄생했다.
우음도 방문객을 응대하고 에코뮤지엄을 홍보하는 역할을 하는 에코락은 생태·문화자원을 활용한 전시 '새들의 밥상', '우음도 포토그래피'를 상시 전시하고, 실링 엽서 체험, 공룡지층 비누, 식물화석체험, 습지 체험 등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거점 공간이자 화성권역 에코뮤지엄 활성화를 위해 운영된다.
“우음도 둘러싼 생태계 보존안 교류 논의”
박혜영 화성시생태관광협동조합 상임이사
화성시생태관광협동조합(이하 조합)이 우음도에 관심을 갖고 활동을 시작한 건 어언 10년도 더 된 일이다. 매년 수많은 관광객들이 송산면 공룡알 화석산지를 찾아오지만, 화석산지와 시화호 간척지까지 모두 연결된 생태계를 공유하고 있는 우음도에는 비교적 관심이 닿지 않았다. 협동조합은 이런 문제의식을 갖고 우음도 주민들을 만나기 시작했다.
박혜영 상임이사는 “우음도의 주민들은 섬 지역 주민이라고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지역 문화에 대한 보존 의지도 강하고 나름대로 우음도 자생 축제들을 개발하며 청보리 축제, 포도 축제를 진행하는 등 놀라운 모습을 보였다”며 “공룡알 화석산지와 시화호를 중심으로 활동하던 생태 해설사들이 우음도 주민들과 함께 ‘무언가를 하고 싶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라고 설명했다.
이후 생태 해설사들과 우음도 주민 일부가 연합한 협동조합 법인이 설립됐고, 조합이라는 울타리가 생기자 각종 공모 사업 도전이 가능해졌다. 에코락 등 거점 공간을 마련한 후 조합은 보다 폭넓은 대상들에게 음식, 문화, 생태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우음도를 소개해 나가는 중이다.
박 이사는 “에코뮤지엄(지붕 없는 박물관) 사업을 통해 우음도를 몇 가지 주제로 나눠 프로그램을 확장, 거점 공간을 활성화 하자는 계획을 세우게 됐다”며 “기존에 해왔던 생태자원 발굴은 물론, 주민들이 해왔던 문화 콘텐츠 등을 포함해 같이 발굴하고 공유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우음도 디스커버리는 매년 수정과 보완을 거치며 발전 중이다. 눈대중으로 만들던 음식은 레시피를 정확히 정리했고, 리빙 라이브러리 방식으로 주민들의 이야기를 아카이빙했으며, 모든 내용들을 책자로 정리해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박 이사는 “송산 그린시티 개발이 임박해졌음에도 우음도를 둘러싼 생태계는 최대한 보존하는 방안을 K-Water(수자원공사) 등과 교류하며 논의 중”이라며 “조합을 포함한 시민들의 생태 보존 활동이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좋은 프로그램은 계속해서 이어가며 우음도를 지켜나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혜 기자 pjh@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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