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병원 손병관 교수
 겨울이 되면 신경써야 할 소아건강에 관한 몇 가지
인하대병원 소아과 손병관 교수
날씨가 차가워지면 소아과가 바빠진다. 해마다 이때쯤이면 꼭 찾아오는 소위 늦 가을철 바이러스성 위장염은 그 빈도나 중증도가 줄어들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그러나 이제는 계절도 없이 년 중 계속되지만 더 많이 유행할 모세 기관지염, 나이에 관계없이 유행하며 그 중증도가 심해진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은 물론이고 천식환자도 늘어날 테니 쌕쌕거리는 기침에 숨이 차서 잠도 설치는 환아의 어려움은 말 할 수도 없지만 옆에서 그런 모습을 보는 엄마의 마음을 '차라리 내가 아팠으면 좋겠다'고 표현하는 그 이야기가 벌써 들리는 것 같다.
올해는 독감이 유행할 가능성이 많다고 하니 그에 대한 조치도 필요하겠다. 감기 예방주사를 맞으러 왔다고 하시는 분들이 종종 있다. 물론 그 분들이 인플루엔자(독감) 예방 접종을 원하시는 것을 안다. 이제는 많이 오해가 풀리기는 했지만 독감 예방 접종이 심한 감기를 예방하는 주사가 아니라는 것과 또 접종을 했다고 해서 감기의 횟수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정확히 아셨으면 한다. 이 예방주사는 원칙적으로는 만성적인 심장, 폐, 신장, 신경계 질환이 있는 소아에게는 꼭 주사하는 것이 좋고 첫 해에는 1개월 간격으로 2번 그 다음부터는 매년 한 번씩하면 되는 것으로 되어 있다.
 호흡기 질환을 관리하는 의사로서 해마다 이 때가 되면 강조하는 것이 환경에 대한 이야기다. 호흡과 유관한 코부터 기관지 끝까지는 습도나 온도에 매우 민감한 기관이다. 습도가 낮으면 기도에 자극을 주어 기도내 분비물이 증가하게 되고 기도도 수축하며 또 염증이 생기기도 한다. 특히 소아의 경우는 성인에 비해 기관지의 크기가 작기 때문에 조금만 수축하고 이런 분비물이 조금만 나오고 또 다른 염증이 약하게만 생겨도 기관지의 크기가 상대적으로 매우 심하게 줄어들어 호흡에 필요한 공기가 들어가지 못하기 때문에 증상이 심하게 나타나는 것이다. 더욱이 기도에는 작은 털(섬모)이 깔려 있어서 분비물 등 염증의 결과로 생긴 이물질(가래)이 생기면 이 섬모의 움직임을 통해 밖으로 배출되는 것인데 건조한 공기를 흡입하게 되면 이런 섬모운동이 감소하여 가래가 기도에 고이게 되고 이런 결과로 기관지염, 폐렴, 모세기관지염, 천식 등이 악화되는 것이다.
'실내의 습도를 몇 도로 하는 것이 좋으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습도는 도로 표시하는 것이 아니고 퍼센트고 표시하며 권하는 실내 습도는 50-55%이다. 그러나 천식 환자가 있는 경우에는 습도가 높으면 집먼지진드기가 살기 좋은 환경이 되어 흔히 50% 보다 약간 낮은 정도를 권하고 있다. 실제적인 문제로 온도계는 쉽게 살 수 있으나 습도계는 사기가 어려운 것 같다. 그러나 천식을 포함하는 호흡기 질환을 자주 앓는 환아가 있는 가정에서는 습도계를 구하도록 권한다.
습도를 이야기하면 언제나 말씀하시는 질문이 찬 것이 좋으냐 더운 것이 좋으냐하는 것인데 어느 것이든 가습 효과는 같으나 위험성에 있어 찬 것이 덜 위험하므로 찬 것을 권하는 사람이 더 많다. 또 다른 문제로 세균이나 곰팡이의 감염 문제인데 드물기는 하지만 있을 수 있는 것이므로 이에 대한 조치로 자주 닦아주는 방법과 시판되는 약제를 이용하는 방법이 도움이 될 것이다.
온도에 관하여는 어린이도 심지어는 갓난아기도 어른과 똑 같이 하면 된다. 아기이기 때문에 많이 싸주는 할머니나 어머니를 가끔 만나는데 이는 좋은 것이 아니다. 아기도 어른과 같이 스스로 체온을 조절할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열이 나는 아이들은 열어서 시원하게 해 주는 것이 좋다. 실내 온도는 우리가 흔히 권하는 25-28도 정도면 적당하다. 열어 놓아 문제가 되는 경우보다 많이 싸주어 문제가 되는 경우를 흔히 본다.
온도나 습도 관리를 한다고 실내의 환기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항상 실내에는 집먼지진드기, 먼지, 옥내 공해물질 등이 쌓이게 되므로 주기적으로 환기 시켜 이런 물질을 나가도록 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