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군·구 1~3급 공무원 1명 불과
가족·문화 등 특정 업무 편중 심각
시의회 상임위도 성별 배치 문제

인천 공직 사회가 여성을 유리천장에 가둘 뿐 아니라 여성이라는 이유로 특정 분야 업무에만 집중적으로 몰아넣는 형태로 작동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2일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기준 시와 인천 10개 군·구 공무원 1만4352명 중 여성은 7667명(53.4%)으로 절반을 넘겼다.

그러나 공직 사회 유리천장은 여전히 두텁다.

고위공직자로 분류되는 3급 이상 공무원은 총 36명인데 이 중 여성은 단 2명(5.5%)이다. 1급(상당) 여성 공무원인 이행숙 인천시 정무부시장이 최근 퇴직해 이마저도 줄어 현재는 1명이다.

군·구 단위 고위공직자인 4급까지 넓혀 봐도 총 266명 중 여성은 56명(21%)에 불과하다. 하위직인 7급 여성 공무원 비율 55.9%, 8급 61.6%, 9급 60.5%와 크게 비교되는 수치다.

더 큰 문제는 특정 업무 쏠림 현상이다. 관리자급 여성 공무원의 담당 보직을 보면 여성, 가족, 문화, 아동, 청소년 등 업무에 밀집돼 있다.

현재 시 유일한 3급 여성 역시 '여성가족국' 부서장이다. 한 계급 아래인 과장급(4급) 시 본청 여성 공무원 담당 업무를 분석해 봐도 30명 중 13명이 여성가족국 아래 몰려 있다. 시 조직도를 보면 국 단위 부서는 15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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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한 여성 공무원은 “여성가족국이 암묵적으로 여성 3급이 가는 자리라는 내부 인식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팀장급에 여성 공무원이 많은데 그들이 부서장이 될 때는 좀 변화가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전했다.

선출직 공직 사회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인천시의회 5개 상임위원회 중 '문화복지위원회'만 여성 의원이 절반(8명 중 4명)이다. 나머지 상임위에는 여성이 아예 없거나 1∼2명에 그친다.

인천시의회 한 여성 의원은 “안 그래도 상임위별 성별 배치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내부에서 나왔다”며 “하반기에는 변화가 있을 것 같다”고 귀띔했다.

류부영 인천여성회 사무처장은 “여성 공무원의 업무 능력, 자질과 관계 없이 젠더화된 영역의 성별 분업이 이뤄지고 있어 문제”라며 “이런 구조는 여성 공무원이 도시개발이나 도시계획 등 업무를 접할 기회와 역량 발휘 기회를 빼앗아간다”고 지적했다.

/이창욱 기자 chuk@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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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사회 견고한 유리천장] '성별의 벽' 여전…고위직도 허물지 못했다 인천 공직사회 여성 공무원들이 직면한 '특정 업무 갇힘' 현상은 최고위층 공무원에게도 예외가 아니다.민선 8기 첫 번째 정무부시장을 지냈던 이행숙 전 부시장.지난 20일 퇴임한 이 부시장은 인천시 사상 첫 여성 정무부시장 타이틀을 달게 돼 눈길을 끌었다.하지만 이 부시장 역시 '여성'의 굴레를 뛰어넘지 못했다. 그가 취임하면서 이뤄진 조직개편에서 정무부시장 담당 업무와 범위가 줄며 업무 성격 또한 문화·복지 쪽으로 기울었기 때문이다.1급 상당 공무원인 정무부시장 명칭은 민선 7기 당시 '균형발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