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선 떠나자 손 흔들며 힘찬 발걸음
“오히려 시원하고 좋아” 열정 불태워
“영하의 날씨에 참가한 것만으로도 이미 절반은 승리한 것 아닐까요.”
체감온도가 영하 3도로 떨어진 지난 18일 오전 8시.
제11회 정서진·아라뱃길 전국 마라톤 대회를 참가하기 위해 인천 서구 경인 아라뱃길 여객터미널에 모인 전국의 마라토너들은 제자리서 발을 동동거리거나 스트레칭을 하며 추위를 쫓고 있었다.
두꺼운 외투로 온몸을 감싸고 있어도 오래 버티기 힘든 추운 겨울 날씨였지만 얇은 운동복을 입고 몸을 풀고 있는 참가자들은 추위의 괴로움 대신 곧 있을 출발의 기대감이 더 커 보였다.
오히려 한여름에나 입는 민소매와 반바지 차림으로 온 마라토너도 적지 않았다.
경기도 안산에서 온 정영옥(58·안산시육상연맹)씨는 “어차피 달리기는 자신과의 싸움이기 때문에 날씨(추위)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달리기 시작하면 열이 나기 때문에 시원하고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구 검암동에서 온 허동진(31)씨도 “달리다 보면 무념무상(無念無想)의 상태가 되기 때문에 추위가 크게 느껴지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9시 30분 개회식과 준비운동을 마치고 출발선에 선 참가자들은 출발 신호와 함께 손을 흔들며 힘찬 발걸음을 내딪었다.
함께 온 가족과 친구들은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으며 연신 '파이팅'을 외쳤다.
이날 참가자 중에는 아기 이름이 적힌 배번호판을 달고 달리는 마라토너도 적지 않았다. 더러는 비닐로 감싼 유모차를 이끌고 달려 눈길을 끌었다.
인천강화해변마라톤대회를 계기로 마라톤을 시작해 매년 빠지지 않고 대회에 참가하고 있다는 김용수(75·남동구 구월동)씨는 “마라톤만큼 심폐 지구력을 키워주는 운동이 없다”며“마라톤을 시작하고 제2의 인생이 시작됐다”고 전했다.
서구청 직원들도 이날 대회에 참가했다.
인천서구청마라톤동호회 회장을 맡고 있는 김명진 가족보육과 과장은 “지역에서 열리는 대표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게 돼 기쁘다”며 “비록 날씨는 춥지만 참가자들이 인천 대표 관광지인 정서진과 경인아라뱃길의 아름다운 풍광을 가슴에 담고 돌아가는 대회가 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유희근 기자 allways@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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