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간 활동…디스플레이 영역 확대]
통신사업 뛰어든 후 대림시스템 창업
주품목 '지능형 전자칠판' 학교에 납품

[2023 중기 융합대전 유치 이끌어내]
전국 13개 연합회 1400개 회원사 참여
내달 15~17일 송도 컨벤시아서 열전
지역 중심 민간 주도 협업 생태계 조성

[차세대 경영인 아카데미 운영]
2세 육성 위해 경영이론 수업 등 나서
현장 경험 노하우 젊은이들과 공유
“소통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어”
▲ 이헌구 ㈔중소기업융합 인천부천김포연합회장이 다음달 15일부터 3일 동안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릴 '2023 중소기업융합대전'의 치열했던 인천 유치 과정을 설명하면서 미소를 짓고 있다.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훤칠한 키에 짙은 눈썹, 가만히 있으면 몸이 근질거려 못 배기는 만능 스포츠맨에다가 그 나이에 살짝 부담스러울 같은 스포츠카의 스피드광. 그가 삶을 대하는 태도는 그만큼 열정적이다.

“뿌리 깊은 나무로 튼실히 자라려면 맑은 공기와 햇빛, 신선한 물이 필요하듯 사업과 삶에서도 다양한 공유의 네트워크가 필요합니다.” 이헌구(64) ㈔중소기업융합 인천부천김포 연합회장이 35년 동안 사업을 하면서 터득한 신조다.

“세대 간의 벽을 허물고, 너나없이 만남을 이룰 때 정보는 돌게 마련입니다. 그것이 곧 네트워크이자 성공의 밑천입니다.” 1988년 권리금 1억 원으로 서울 종로3가 청계천에서 통신 사업 쪽에 뛰어든 뒤 이것저것 여러 분야의 사업을 꾸려온 이 회장의 인생 철학이다.

그는 1991년 부평4공단으로 옮겨 주방용 싱크대와 기계 제작 업체를 운영했다. 2001년부터 8년 동안 남동공단에서 터널 유도등을 만들어 도로공사에 납품도 했다. 7년 전 융복합 미디어 사업에 발을 내디딘 그는 지금 지능형 디지털 디스플레이 업계에서 꽤 잘 나가고 있는 ㈜대림시스템의 대표다.

“2016년 200억원 규모의 전자칠판이나 키오스크 등 디스플레이 시장 규모가 2025년쯤이면 40조 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합니다. 미디어 시장의 블루오션이죠.” 대림시스템의 주력 품목은 지능형 전자칠판이다.

단독 스탠드형부터 벽면 매립형까지 다양한 크기의 전자칠판을 만들고 있다. 두께 2㎜의 초박형 슬림 타입이다. 도로공사 지역본부 여덟 군데는 상황실 안전망과 관제화면을 대림시스템의 전자칠판을 쓰고 있다. 학교 교실이나 기업의 회의실에도 대림시스템의 제품이 설치됐다.

“75인치 디스플레이가 6~7년 전 2500만원이었습니다. 중국산이 넘쳐나면서 요즘 98인치가 500만원 정도입니다.” 이 회장은 걱정하지 않는다. 가격이 내려간 만큼 시장이 커져서다. 2025까지 모든 학교 교실에도 전자칠판이 깔린다.

▲ 이헌구 ㈔중소기업융합 인천부천김포연합회장이 다음달 15일부터 3일 동안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릴 '2023 중소기업융합대전'의 치열했던 인천 유치 과정을 설명하면서 미소를 짓고 있다.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이 회장이 디스플레이 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한 것도, 그가 대표로 있는 대림시스템이 이 분야에서 탄탄한 위치를 차지한 일도 '융합의 관계' 속에서 이뤄졌다. 이 회장은 900여 개 중소기업을 회원으로 둔 ㈔중소기업융합 인천부천김포 연합회장직 10대와 11대에 걸쳐 맡고 있다.

“2023 중소기업융합대전이 11월 15일부터 17일까지 3일 동안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립니다.” 이 회장이 광주, 부산 충북 등과의 경쟁에서 인천 유치를 끌어낸 것이다.

2023 중소기업융합대전에 13개 지역연합회에서 1400개 회원사가 참여한다. 인천부천김포연합회에서도 200개 사가 참가한다. 미주와 유럽 ,아시아 해외연합회 40개 사가 송도 컨벤시아를 찾는다. 경제단체의 제일 큰 행사가 인천서 그동안의 어느 융합대전보다 큰 규모로 열리는 것이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인천광역시가 주최하고, 중소시업융합중앙회·인천부천김포연합회가 주관하는 2023 중소기업융합대전의 주제는 '지역 중심의 민간주도 협업 생태계 조성'이다. 유정복 인천시장과 이영 중기부장관, 기업대표 등 1300여명이 주요 내빈으로 인천에 몰려온다.

210개 부스의 성과전시관이 차려지고, 해외 비즈니스마켓에 100개사 상담한다. 60개 사는 연구개발(R&D)과 특허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곁들인다.

인천부천김포연합회는 2023 중소기업융합대전에서 20억 원의 수출성과와 30억 원가량의 비즈니스 계약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술매칭은 30건, 협업비즈니스는 10건이 새로 생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역별 장기자랑과 시니어 패션쇼, 열린음악회 등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마련해 참가자들의 흥을 한껏 돋운다.

이 회장은 “국내 유일의 협업문화 조성과 확산의 장으로 기억될 2023 중소기업융합대전은 중소기업의 신사업과 재도약의 기회가 될 것이다” 라고 확신했다.

“요즘 젊은이들은 부모들이 힘들게 일군 가업을 잇지 않으려고 해요. 중소기업 승계는 더욱 그렇죠. 그러다 보니 준비가 안 된 경영 2세들이 많아요.”

이 회장이 인천부천김포연합회를 맡으면서 2세 경영인을 키우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연합회 차원에서 '2세(차세대) 경영인 융합 아카데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한 기수에 35명씩 6개월 과정으로 3기째 들어갔다.

30~40대인 2세 경영인에게 실증된 경영이론을 가르친다. 선배 경영인은 축적된 현장 경험을 젊은 경영인에게 들려준다, 최근의 경영 트랜드와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노하우도 일러준다.

강의 주제도 다양하다. 투자방법론, ESG글로벌 동향, 노사문화 이해, 가업승계 절세, CEO가 꼭 알아야 할 세무관리, AI의 전략적 활용, 산업재해 발생 때 재처방안, 초일류 가업은 무엇이 다른가 등등.

“기수가 더할수록 융합리더 아카데미 프로그램의 호응은 한층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젠 강좌를 듣는 2세들끼리 모임을 만들어 정보도 나누고 사업 아이템들을 자연스럽게 공유할 정도입니다.”

젊은 경영인들에게 항상 하는 이 회장의 말이 있다. “변하지 않는 사람은 살아남을 수 없다. 적응하지 못하면 클 수 없다.” 그래서 이 회장은 공부하는 경영인을 제일의 덕목으로 삼는다.

인천부천김포연합회 출범 이후 30년 동안이나 없던 교육장을 마련한 것도 이 때문이다. 조찬 강연을 마련하고 영생학습 프로그램도 가동하고 있다.

“연합회가 터를 잡고 있는 인천·부천·김포는 기업 하기 참 좋은 곳입니다. 누구나 와서 편안하게 기업활동을 할 수 있는 땅이죠, 열심히 하면 성공이 보장된 곳입니다.” 이헌구 인천부천김포연합회장은 중소기업 성공을 위한 주춧돌 놓기에 온 힘을 다할 작정이다.

/박정환 기자 hi2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