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4회 전국체육대회 축구 여자 18세 이하부 단체전에 출전한 인천디자인고가 첫 경기에서 대패를 당하고 짐을 싸서 돌아왔다.
하지만 여기에는 안타까운 사연이 숨겨져 있었다.
구체적인 상황은 이랬다.
지난 12일 전남 광양 축구전용2구장에서 열린 단체전 첫 경기에서 인천디자인고는 울산현대고를 만나 0대 8 대패를 당했다.
정상적이라면 양팀 각각 11명의 선수가 경기에 나서야 하지만 이날 인천디자인고는 경기 처음부터 9명의 선수만 출전했다.
현재 인천디자인고 축구부 선수는 모두 15명으로 애초 대회 참가가 빠듯한 상황인데, 이중 4명이 부상으로 빠졌고 나머지 2명은 전학생으로 전국체전 출전 자격을 부여받지 못했다.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뛰고 있는 미드필더 신예지와 오른쪽 사이드백 박강미 등이 부상으로 뛰지 못하면서 결국 경기 정원 11명에도 못 미치는 9명의 엔트리로 이번 대회에 참가한 것이다.
최소 7명 이상 선수가 출전하면 경기가 진행되는 축구 규정상 경기 자체가 불성립되지 않았다.
최근 예능프로그램 ‘골 때리는 그녀들’ 등의 인기로 여자 축구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진 상황이긴 하지만 엘리트 선수를 육성하는 학교 현장에서는 여전히 선수 수급에 어려움을 호소한다.
박청조 인천디자인고 여자 축구부 감독은 인천일보와 통화에서 “비단 우리 학교뿐 아니라 다른 지역도 여자 축구 선수층이 얇아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남자 축구는 워낙 인기가 많다 보니 자체적으로 나아갈 수 있는 동력이 충분하지만 여자 축구는 남자 축구와 같은 종목이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매우 열악하다”며 여자 축구 발전과 저변 확대를 위해 더욱 많은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다행히 인천디자인고는 내년에 축구부 인력을 대거 보강할 예정이다.
박 감독은 “인천 가정여중에서 7명, 타지역에서 3명의 선수가 축구부에 들어올 예정으로 올해 초 인천 가림초 여자 축구부가 처음 참가한 대회에서 3위를 차지하는 등 지역 초·중학교 축구부 전력이 점점 향상되고 있어 고등부도 2~3년 내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지역 유일 여자 고등부 축구부로서 위상과 자존심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목포=글·사진 유희근 기자 allways@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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