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 콘텐츠 밖 '하위문화' 대세
을왕리·월미도 등 방문객 증가
성장세 19%…월등한 전국 1위

지난 9월1일. 부산지역 유력 언론들은 신문 1면 등에 대대적으로 해수욕장 소식을 실었다. 올여름 부산에 있는 해수욕장을 찾은 방문객 수가 작년 여름보다 15%나 감소했다는 조금 씁쓸한 얘기였다.

전반적으로 흥행에 실패한 원인에는 기상 악화가 있다면서도 휴가 때 해외여행을 가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도 빼놓을 수 없는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해운대, 경포대, 대천 같은 굵직굵직한 국내 대표 해수욕장은 아니더라도 수도권 시민의 여름 쉼터인 을왕리 해수욕장 방문객은 지난 7~8월 기준으로 37만6530명이다. 해운대 1년 새 방문객 감소 폭(63만명)에 절반쯤 되는 실적. 그래도 작년 여름 20만1200명과 비교하면 87%에 이르는 성장세다.

엔데믹 이후 지역 내 방문객 증가는 을왕리뿐만이 아니다. 2022년과 2023년 1~7월 방문객 성장세는 인천이 19%로 전국 17개 시도에서 월등하게 1위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해외여행 대체재였던 부산, 제주 등과 다르게 인천은 주말 관광지로 자리를 잡는 분위기다.

그 중심에는 '해운대, 경포대 대체재' 을왕리나 '에버랜드, 롯데월드 대체재' 월미도, '을지로, 문래동 대체재' 신포동처럼 주류 콘텐츠가 아니었던 '서브컬처'들이 활약하고 있다.

찾아온 9월이 무안할 정도로 한낮 기온이 30도에 육박하던 지난 9일 오후 2시쯤. 인천 중구 을왕리 해수욕장 솔밭에서 회사원 이민석(39)씨는 가족과 '치맥'을 즐기고 있었다. 경기 고양시에 거주하는 민석씨는 이날 낙조까지 보고 집에 갈 계획이라고 했다. 아내와 자녀들까지 챙겨 본인 차로 귀가해야 하는 당일치기 일정인데도 맥주 3~4캔을 비우고 있었다. 그는 을왕리가 “대리운전이 되는 바다라서 좋다“고 했다.

민석씨는 “대리비 5만원이 우습다는 건 아니다. 숙소에서 20~30만원 내고 주말 다 쓰는 거보다 하루 재밌게 논 다음에 집에서 편히 자고 일요일에 재충전하는 게 낫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십수년 전부터 을왕리 일대에 몰려든 부동산 자본 덕에 을왕리 홀로 고군분투하던 예전이 아니다.

왕산 해수욕장에 솟은 신규 상가들과 마시안해변 따라 지어진 감성 카페, 조개구이집 등도 주변 내수 시장 확대에 일조하고 있다.

마시안해변에서 조개구이집을 운영하는 한 사장님은 “천막 설치해 간이 화장실 놓던 시절은 지났다. 특히 가게마다 자식들에게 물려주는 시기와 맞물리면서 다들 리모델링을 마쳤다. 물론 외부 자본도 많이 들어왔다”고 전했다.

을왕리를 중심으로 한 영종도 서부 관광지 핵심 소비자는 다름 아닌 서울, 경기 인구다. 한국관광공사가 이동통신데이터에 기반해 방문자 거주지 분포를 분석한 빅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7월까지 을왕리를 찾은 사람 중 인천 비율은 25.1%에 불과했다. 대신 경기 36.2%, 서울 31.6% 등 수도권 이웃 도시들이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

코로나19 전인 2019년 1~7월 인천 관광객 비율이 27.9%였던 상황과 비교하면 영종도 서부권에서 경기·서울 관광객 몸집은 계속 불고 있다.

▶ 3면에 계속 [월요기획-서브컬처, 엔데믹 내수 관광 대세로] 레트로 바람 타고 활기…#인천, 주말여행 핫플로 뜬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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