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기사 좋았다…심층 보도를]
직업계고 편견 깨기 프로젝트 뭉클
'옹진섬' 호평…UAM 교통편 예상을
정치인·기관 '외유성 관광' 지켜봐야
선거구 획정, 인천일보가 방향 제시를

[앞으로 '관심' 가져줬으면]
재외동포청 운영 방안 간담회 고려를
내년 총선 앞두고 현안·정치인 소개
은둔형 외톨이·외국인 노동자 기사
▲ 19일 인천일보 대회의실에서 열린 '2023년 6월 시민편집위원회의'에 참석한 편집위원들과 인천일보 편집국 관계자들이 한 달 동안의 지면 내용을 평가하고 있다. /이재민 기자 leejm@incheonilbo.com
▲ 19일 인천일보 대회의실에서 열린 '2023년 6월 시민편집위원회의'에 참석한 편집위원들과 인천일보 편집국 관계자들이 한 달 동안의 지면 내용을 평가하고 있다. /이재민 기자 leejm@incheonilbo.com

인천일보가 보도한 기사와 편집 방향에 대해 평가하고 나아갈 길을 제시하는 시민편집위원회 6월 회의가 지난 19일 오후 4시 30분 인천일보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위원들은 인천일보의 '직업계고, 편견깨기 프로젝트' 등 기획 기사와 여러 후속 보도에 대해서는 호평했지만, 일부 이슈에 관해서는 관심을 적게 드러냈다는 비판도 내놓았다. 또한 위원들은 총선이 1년이 남은 시점에서 인천일보가 지역 의제를 설정하고 차세대 정치인을 발굴하는 언론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다음은 위원들 의견. 성명 가나다순.

 

▲ 김광석 인천대학교 교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전 인천항만공사 사장에 대한 보도와 함께 게재된 사설은 산업현장에서 사용주들이 노동자의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했다. 그 외에 <인천일보 6월1일자 '한발 늦은 인천시, 백령공항 운영권 확보 먹구름'><인천일보 6월14일자 '인천·부산 경실련 “항만 민영화 중단하라”'> 기사도 현 추진 상황을 잘 보도했다.

특히, '직업계고, 편견깨기 프로젝트' 기획 기사는 직업계고 재학생이나 어려운 여건에서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희망의 불씨를 키워준 기사여서 가슴이 뭉클했다.

다만, 5월21일자 스포츠면에서 인천일보는 전국 40개 고교가 참가한 금강대기 전국축구대회에서 준우승한 부평고 대신 인천고가 황금사자기 8강에서 탈락했다는 기사를 실었다. 전국단위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낸 경우는 인천의 자랑거리이기 때문에 학교와 종목을 가리지 말고 우선 보도되어야 한다. 또 지난해부터 지속하고 있는 공공의대 설립에 대한 보도는 최근 줄어든 경향이 있다. 시민의 건강과 지역의료 인프라 확충을 위해 공공의대도 필요한 만큼, 보도의 강도를 높이길 바란다.

 

▲ 김성아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기획국장

재외동포청 시리즈 기사를 다룬 것은 좋았지만, 칭찬은 동어반복일 뿐이다. 유치됐고 위치도 정해졌으면 앞으로 어떻게 운영될지가 중요하다. 인천일보의 성과이니 재외동포청 운영방안과 활성화에 관한 토론회를 개최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신혼N컷은 누구를 위한 기획인지 잘 보이지 않았다는 아쉬움이 있다. 지면 신문을 접하는 세대를 정확히 파악해 지역 내 관심 있는 이슈와 소재를 선택과 편집비중을 설정하는 자세가 필요해 보인다.

제22대 총선이 내년 열리고, 민선8기가 출범한 지 1년을 맞았다. 정치인 세대교체와 정치개혁 등이 의제로 거론되는데 현시점에서 지역 현안에 대한 주제를 디테일하게 다루면서 그것에 열광하는 대상이 누구인지 분석하다 보면 그 정보를 바탕으로 문제를 해결할 인재가 드러날 거라 예상된다. 인천일보가 새로운 지역 정치인을 만들어내고 차세대 인재를 검증하는 언론이 됐으면 좋겠다.

 

▲ 이준한 인천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최근 들어 인천일보의 기획 기사와 준비된 기사에서 끈기가 느껴진다. 해사법원이라든지 인천고등법원 유치 서명운동도 벌어지고 있는데 인천일보가 앞으로 이러한 사안에도 관심을 갖고 보도해주길 바란다. 시의회 청사 내에서 흡연한 시의원 기사도 인상 깊게 봤다. 첫 보도 이후 어떻게 되나 싶었는데 후속 보도가 계속 나와 좋았다. 지난 18일 선거구 획정 문제를 짚었는데 그러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를 인천일보가 제시해야 한다.

 

▲ 이완식 H&J산업경제연구소 소장

남은 하반기에도 인천일보가 가진 어젠다를 마음껏 표출했으면 좋겠다. 재외동포청 어젠다 설정에서 인천일보가 큰 역할을 맡았듯, 탄소중립이나 산업 일자리 미스매치 같은 어젠다도 가져갔으면 좋겠다. 비판 기사도 있지만 '올여름 옹진섬 어때'같은 관광에 도움이 된 기사도 눈에 띄었다.

그러나 가끔 본문 내용에서 벗어난 제목들이 보여 안타깝다. 일례로 '인천 K-혼 품다'라는 제목은 처음에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몰랐다. K는 한류를 의미하는데 정작 기사에는 재외동포청을 이야기해서 혼동된다. 독자들이 읽고 내용을 바로 캐치할 수 있도록 제목을 뽑아달라. 사람들면에 있어야 할 기사가 경제면에 배치되는 등 기사 배치도 신경 써야 한다.

 

▲ 이선택 전 선진화시민행동 사무국장

시의원과 구의원들은 선진국을 벤치마킹한다며 견학을 다녀오겠다고 사업계획을 제출한다. 하지만 관광성 외유 논란이 끊이지 않는 게 현실이다. <인천일보 6월13일자 '무늬만 선진지 시찰…속내는 관광 일색'> 기사에서 지적하듯 이러한 시찰에 시비와 구비가 지원되는 만큼, 언론사에서 의원들의 견학이 사업목적과 다르게 쓰이지는 않는지 철저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공사·공단의 임직원들의 견학도 마찬가지다.

 

▲ 임희정 노사발전재단 중부지사 인천중장년 내일센터 소장

저출산 고령화 시대를 사는 만큼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 시대다. 최근 고용률이 역대 최고치를 보이는 가운데 외국인 고용보험 가입자도 늘어나고 있다. 얼마 전에는 외국인 가사노동자 관련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인천지역에서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지역사회 인식 어떤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현장을 찾아가 그들과 함께 일하는 사업주들과 동료들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 정지홍 인천주니어클럽 수석부회장

인천구치소의 재소자가 포화상태이고, 시설도 열악하다고 한다. 그런 가운데 인권침해 요소도 발생하고 있는 것 같다. 지난달 인사혁신처장이 해당 구치소를 다녀갔지만, 인사 혁신 차원의 논의만 있었고 시설 개선에 대한 이야기는 일절 없었다. 수감 환경이 좋지 않아서 재소자들이 고통을 호소하는데 언론에서는 깊이 다뤄지지 않는 것 같다.

요즘 나오고 있는 인천고등법원 유치와 관련해서 인천구치소에 대한 시급한 문제를 앞장서서 취재했으면 한다.

 

▲ 조강희 인천업사이클에코 센터장

검단중앙공원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공원 조성을 민간특례사업으로 재전환해야 한다는 인천시의회 행정사무조사 결과가 나왔다. 인천일보에서는 논란 정도로만 끝났는데 제대로 검토해보는 게 어떨까.

 

▲ 조부현 ㈔인천시자원봉사센터 센터장

최근 은둔형 외톨이 청소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다. 그동안 이들의 변화를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기는 했으나 문제 제기에만 그쳤다. 인천일보에서 올해 은둔형 외톨이 자녀를 둔 엄마들의 이야기와 인천사회서비스원 원장의 기고문을 통해 은둔형 외톨이에 대한 지역사회 내 논의를 모으기 시작했다. 앞으로도 지속성을 갖고 시민들에게 문제를 알려주길 바란다.

또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시민들이 소금 등 식자재를 미리 구매하는 움직임이 있었다. 그러나 그 부분을 발 빠르게 취재하지 못한 점이 아쉽게 느껴진다. 해산물이나 소금, 젓갈 등 인천에서 공급하고 있는 분야에서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것들이 있는데, 이에 대한 보도도 있었으면 한다.

 

▲ 홍재형 남동구체육회 부회장

곧 다가오는 휴가철을 계기로 옹진군 섬 관련 기획 기사가 나왔다. 인천의 여러 섬은 각자의 멋을 갖고 있지만, 갈 수 있는 방법이 배편 밖에 없어 불편함이 따른다. 최근 서울에서 도심항공교통(UAM)을 시범운영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인천에서도 드론센터가 있는데 UAM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섬 관광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지 조사해보는 게 어떨까.

▲박소영 법무법인 케이앤피 대표변호사

가상자산에 관해 궁금해하는 시민이 많다. 전문가 인터뷰 등 경제적인 측면에서 다뤘으면 한다. 전세사기가 인천의 주요 이슈였다. 정부와 지자체에서 피해자 구제방안을 마련했으나 이를 잘 모르는 사람도 많다. 피해자들이 구제받을 수 있는 제도와 절차를 홍보하는 보도가 필요하다. 인천은 공항, 항만, 신도시 등이 있는 교통 중심도시이다. 수도권광역철도 관련한 취재와 보도를 지속할 필요가 있다. 죽산 조봉암 독립유공자 서훈 여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인천 인물을 발굴하고 그들의 업적을 기리는 기사가 있었으면 한다.

/정리=안지섭 기자 aj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