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 입장 평택시 '전담팀' 구성
타 광역단체와 용수 갈등 가능성
'용인 첨단 시스템 반도체 국가산단' 사업 추진 전부터 환경 훼손, 용수 확보 등 문제로 지방자치단체 간 갈등이 빚어질 전망이다. 특히 반도체를 기반으로 한 산단 가동을 위해선 하루 평균 100만t 가까이 용수가 필요한데 다른 광역지자체 도움 없이는 확보가 쉽지 않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인천일보 3월6·16·20·21일자, 4월14일자 1면 등>
7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산업통상자원부·기획재정부 등으로 꾸려진 국가산단 범정부 추진지원단은 지난 4일 사업시행자를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 지정하는 등 추진 방향을 논했다.
경기도 역시 자체적인 반도체 지원 전담기구를 꾸리고 최근까지 두 차례 회의를 진행했다. 추진지원단과 도 전담기구 모두 논의 시작 단계다.
그런데 시스템 반도체 국가산단 예정지 인근 지자체인 평택시가 지난달 말 수도·하수·환경정책·생태하천 등 관련 부서가 모인 대응 전담팀을 꾸려 갈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평택시는 송탄 상수원보호구역 해제로 수질 악화는 물론 폐수 방류로 환경 훼손, 농가 피해 등이 예상된다고 판단했다.
두 지자체의 경계선에 있는 송탄 상수원보호구역 해제의 경우 이미 지난 3월16일 평택시와 용인시, 도가 갈등 해소 차원에서 구성한 상생협력추진단 회의에서 언급되며 이견을 보였다. 용인시는 산단 부지의 17%가 상수원보호구역이기에 해제를, 평택시는 수질 오염 우려로 상수원보호구역 유지를 각각 주장했다.
시스템 반도체 국가산단 생산공장 가동 전까지 공급해야 할 용수 문제도 지자체 간 갈등이 불가피하다.
용수 공급은 시스템 반도체 국가산단의 투자사인 삼성전자가 도에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한 사안이다. 대규모 용수 공급으로 민원이 발생할 경우 사업이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SK하이닉스가 120조원을 투자하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사업도 용인시 측이 여주 남한강에서 하루 26만5000t 정도의 물을 끌어가려 했는데 여주시가 극심하게 반대하면서 지지부진했다. 당초 사업 착공이 2021년 5월부터였는데 2022년 11월까지 1년 6개월 지연됐다.
도는 시스템 반도체 국가산단의 경우 생산공장이 가동되는 2042년까지 하루 최대 100만t 정도의 용수가 필요할 것으로 추정했다. 용수량이 만만치 않은 만큼 경기지역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용수를 확보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 경우 충남과 충북 등 다른 시·도와의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도 관계자 설명이다.
도 관계자는 “현재 일부 사안으로 지자체 간 갈등이 수면 위로 올라오기도 하고 용수나 전력 문제로 또 다른 갈등이 수면 위로 오를 수 있어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며 “정부의 사업 추진이 속도를 내면 그에 맞춰 발생할 수 있는 부수적인 사안을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최인규 기자 choiinkou@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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