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대학교의 역사는 파란만장하다. 지역사회에 파행과 분규로 점철되던 '선인학원' 산하에서 신음하다가 탈바꿈을 시도했다. 1994년 3월1일 선인학원 내 14개 학교가 한꺼번에 시립대학과 공립 중·고교로 변한 일은 국내 교육사에 길이 남을 하나의 '사건'으로 치부된다. 선인학원 시립화엔 희생을 감수하며 벌인 학생·교사·교수·교직원들의 용기와 고장의 명예와 자존심을 곧추세우려던 시민들의 의지가 한몫 단단히 했다.
앞서 1993년 6월엔 백인엽 선인학원 설립자가 기증을 다짐하는 증서를 인천시에 넘겼다. 그는 기증서를 통해 “새로운 민주정부가 출범되면서 모든 분야의 개혁이 건전한 방향으로 이뤄지는 시점에, 인천지역의 고질적 분쟁요인으로 남아선 안 되겠다는 생각에서 인천시립대학화할 것을 믿고 선인학원을 인천시에 기증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온갖 비리를 저지르며 인천 교육의 '불행'을 자초하던 설립자가 마침내 '백기투항' 하는 장면이었다.
1979년 선인학원 소속 사립대학으로 개교한 인천대는 이윽고 시립대를 거쳐 2013년 국립대학법인으로 전환하는 등 여러 변화를 겪어왔다. 당시 '인천대 국립대를 위한 인천시민 130만 서명운동' 등을 벌이는 등 전폭적인 시민들의 지지를 받기도 했다. 국립대학법인으로 운영되는 대학은 전국에서 인천대와 서울대 두 곳뿐이다.
인천대가 지난 28일 송도캠퍼스 대강당에서 '국립화 10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 행사에선 인천대가 10년간 각종 지표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인 성과를 발표했다. 국내 대학 평가에선 2013년 58위를 지난해 21위로 끌어올렸다고 했다. 교육 여건 평가에선 2012년 53위에서 지난해 11위로 상승세를 기록했다. 인천대는 창업부문에서도 뚜렷한 상승세를 보인다. 연도별 학생 창업자 현황을 보면, 2013년 0명에서 지난해엔 60명으로 늘었다.
이런 대학의 가능성 외에 따끔한 질책도 이어졌다. 이날 지난 10년을 되돌아보는 심포지엄에선 빠르게 성장하는 대학으로 자리매김해도, 학교 수준과 대학 인지도에 대한 학생 불만은 개선해야 할 부문으로 지적됐다. 결국 대학 홍보도 중요하지만, 전공 경쟁력 제고와 졸업생 역량 강화가 절실하다고 한다. 아울러 인천의 취약 부분 중 하나가 공공의료 서비스인데, 지역에 기반한 국립대로서 공공 의대를 시급히 유치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왔다.
인천대는 시민의 도움으로 설립된 지역 거점 대학이다. 따라서 늘 지역사회와 공동체란 사명감을 지니길 바란다. 시민 성원을 담보로 인천대 발전을 이룬다는 생각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제 대학 구성원들의 역량과 의지를 모아 국립대로서 위상을 더 높이길 기대한다.
/이문일 논설위원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