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에 자연(영종도의 옛 이름)·용유·삼목도 등은 나라의 말을 키우는 곳으로 유명했다. 자연도와 삼목도엔 세종 3년에 목장이 설치됐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엔 자연도와 삼목도가 국마 사육장으로서 매우 중요했다고 기록한다. 영종도와 용유도를 합친 영종진은 오늘날 물치도와 월미도를 행정구역으로 삼고, 인천을 비롯해 부평과 안산 등의 수군 업무까지도 관할할 정도로 컸다고 한다.
삼목도는 바로 옆 영종도와 연륙도로로 연결된 섬이었다. 그러다가 인천국제공항 건설을 위해 영종·용유·삼목·신불도 사이에 갯벌을 매립하면서 활주로가 들어섰다. 드나드는 목이 셋이라는 뜻에서 지명이 유래된 이 곳엔 선사시대부터 사람이 살았다고 추정된다. 공항이 들어서기 전엔 농경지가 비옥하고, 어업의 적지였다는 평을 듣고 있다. 해발고도 35m 정상 부근에선 삼국시대에 축조한 것으로 보이는 삼목(퇴뫼재)토성이 발견돼 학계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이렇게 국가 유형문화재급 보호가 필요한 삼목토성이 클럽72(옛 스카이 72) 골프단지에 가려 30년 넘게 방치되다시피해 논란을 빚는다. 골프 단지 임대사업자인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삼목토성을 협의·관리해야 할 인천시·중구는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
삼목토성은 지난 1일 개장한 클럽72(중구 공항로 392 일대) 골프 단지 안에 있다. 동서 68m, 남북 27m, 높이 9∼11m로 타원형의 소규모 토성이다. 백제 시대 강화도 남쪽 해안에 접근하려는 적과 옹진군 덕적도 해상에서 인천으로 접근하는 적을 탐지하고 저지할 목적으로 세워졌다.
인천시립박물관은 1992년 11월에서 1993년 6월까지 지표 조사를 통해 높이 3~4m, 둘레 175m의 군사용 판축토성(사방에 나무기둥을 세우고 나무판을 댄 뒤 흙을 다져 만든 성)이란 사실을 확인했다. 인하대박물관도 1994년 4~7월 발굴 조사를 거쳐 원형 그대로의 보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진단을 내렸다. 인천공항공사는 공항 건설 전 이뤄진 유적 지표 조사를 토대로 삼목토성을 국가 유형문화재로 보호하려 했지만, 성사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삼국시대에 축조한 삼목토성은 우리나라 고대 수군활동과 해양방어 체제 등을 설명하는 중요한 사료이다. 각계의 힘을 모아 발굴 조사가 시급한 실정이다. 삼목 선사주거지(시 지정문화재) 등 주변 지역과 연계한 역사·문화·생태 공원 조성 계획도 하루빨리 이뤄졌으면 싶다. 삼목토성이 더는 훼손되지 않도록 적법한 절차를 거쳐 보존·관리에 나서라고 관계 당국에 촉구한다. 이른 시일 안에 지표 정밀조사를 시행해 최소한 지역 향토유산으로라도 지정·보호하길 바란다.
/이문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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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5활주로 만든다는데 그럼 5활주로 만들지 마란 이야긴가? 헛소리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