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대문호 고향서 지역축제 나갈 길 찾다]

글로벌 시티 되려면 도시 이미지 높여야
랜드마크 등 물리적 하드웨어뿐 아니라
지역문화 관련 소프트웨어도 강화 필요

'펜타포트페스티벌'·'부평풍물대축제' 등
인천 축제 다양하지만 일부는 재설계 필요

셰익스피어 탄생 스트랫포드 어폰 에이번
신규 일자리 창출·지역경제 활성화 목표
'도시발전 종합계획'서 문화산업 비중 높여
탄생축제·공연 등 구성 '문화만들기' 행사
'최고'·'제일'·'명성' 가치 세계인들에 전파
▲ 지난해 열린 '인천펜타포트페스티벌'에서 관중들이공연을 즐기고 있다. /사진제공=인천관광공사
▲ 지난해 열린 '인천펜타포트페스티벌'에서 관중들이공연을 즐기고 있다. /사진제공=인천관광공사

인천, 시민이 행복한 세계 초일류도시

인천시의 글로벌 시티를 향한 항해에서 도시 이미지 제고와 확립은 필수적이다. 도시 브랜딩 차원에서 도시의 긍정적 이미지 강화와 차별화된 이미지는 도시의 상품 가치를 높일 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지역에 대한 시민들의 애정과 관심도 고취시킨다.

인천시는 2023년 '시민이 행복한 세계 초일류도시 인천, 제물포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문화와 관광·산업이 융합되는 사람 중심의 원도심 구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도시는 인간의 삶과 역사가 담긴 복잡한 구조물이다. 20세기 초 세계도시는 산업화를 지향했지만, 21세기의 도시는 상상력과 창의성을 바탕으로 하는 인간 중심 도시를 추구한다. 그렇다면 상상력과 창의성은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답은 바로 지역문화에 있다. 하지만 지역문화를 어떻게 도시 브랜딩에 활용하는가는 우리의 또 다른 숙제이기도 하다.

 

도시 브랜딩, 도시공학과 커뮤니케이션의 만남

도시 브랜딩은 정책적 차원에서 크게 두 개의 층 위에서 만들어진다고 할 수 있다. 첫 번째는 도시공학 측면에서 도시공간의 시각적 경험 설계를 통해 접근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도시와 관련된 다양한 가치 창출을 통해 내·외부와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으로 구성된다. 무형의 지역문화 콘텐츠 개발과 전략적인 문화경영도 두 번째에 속한다.

도시공학 차원은 케빈 린치(Kevin Lynch)의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는 읽히는 도시, 읽기 쉬운 도시, 찾기 쉬운 도시가 이미지가 선명한 도시라고 설명한다. 그 구성 요소로 통로(Path), 가장자리(Edge), 결절점(Node), 지구(District), 지표물(Landmark)을 제시했다. 그의 읽히는 도시 개념은 물리적이고 시각적인 경험으로서 도시의 하드웨어와 관련 있다.

커뮤니케이션 차원에서는 도시 정체성을 표현하는 로고, 심벌, 슬로건 등의 제작으로 시작한다. 그런데 이것은 도시에 대한 소개이자 약속일 뿐이다. 케빈 린치의 도시 개념이 시각적인 경험을 가능하게 해준다면, 도시는 이벤트·축제 등의 문화산업을 통해 도시를 체험하고 향유할 수 있게 해야 하고, 외부적으로는 도시를 홍보할 수 있는 강력한 소프트웨어를 구축해야 한다.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가 “21세기는 문화산업에서 각국의 승패가 결정될 것이고, 최종 승부처가 바로 문화산업”이라고 강조했을 만큼 문화산업은 도시기획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 부평대로를 수놓은 '부평풍물대축제' 참가자들./사진제공=부평풍물대축제 웹사이트
▲ 부평대로를 수놓은 '부평풍물대축제' 참가자들./사진제공=부평풍물대축제 웹사이트

인천의 축제, 도시의 역사와 시민의 삶 담겨

인천에는 문화체육관광부의 문화관광축제로 지정받은 '인천펜타포트페스티벌'과 예비문화관광축제로 지정받은 '부평풍물대축제', '소래포구축제'가 있다. 이 중 인천펜타포트페스티벌은 영국 Time Out(미디어그룹)이 선정한 세계 50대 페스티벌에 이름을 올린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음악축제다. 그 외에도 인천에는 '인천개항장 문화재 야행'이나 '능허대문화축제'처럼 지역의 역사와 민속문화를 이야기하거나, 도시재생을 주제로 열리는 '인천도시재생축제'가 있다. K-pop 한류콘서트인 'INK콘서트' 등 크고 작은 음악제는 국내외 음악 팬들을 설레게 하고, 지역이 가진 자연환경과 생활문화가 결합한 강화도의 '빙어대잔치' 등은 맛과 재미에 빠지게 한다. 2022년 3년 만에 개최되면서 송도 달빛축제공원을 들썩이게 한 '송도맥주축제'도 대중성을 확보한 매력적인 축제이다.

사실, 인천의 축제들은 인구 296만명의 대도시답게 매우 다채롭고 흥미롭다. 하지만 도시 브랜딩의 일환으로 축제들 중 일부는 도시 프로젝트와 연계하여 콘텐츠 개발과 운영에 대한 재설계가 필요하다. 축제는 도시의 역사를 보여주고, 지역민의 삶을 체험하게 해주기 때문에 도시발전 프로젝트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렇다면, 도시의 가치를 어떻게 축제에 부여하는지 영국의 월드클래스 스트랫포드 프로젝트를 통해 알아본다.

▲ 영국 스트랫포드 어폰 에이번의 셰익스피어 탄생축제 참가자들이 셰익스피어가 살았던 16세기 당시 복장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셰익스피어 탄생축제 웹사이트
▲ 영국 스트랫포드 어폰 에이번의 셰익스피어 탄생축제 참가자들이 셰익스피어가 살았던 16세기 당시 복장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셰익스피어 탄생축제 웹사이트

셰익스피어와 영국의 월드클래스 스트랫포드 프로젝트

영국의 시인이자 극작가인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탄생지인 스트랫포드 어폰 에이번(Stratford-upon-Avon)은 웨스트 미들랜즈(West Midlands)의 워릭셔(Warwickshire) 카운티에 위치한 인구 약 3만명(2021년 기준)의 소도시이다. 이곳은 셰익스피어 탄생축제를 비롯하여 셰익스피어 관련한 문화산업이 이루어지는 영국의 대표적인 관광도시이다. 2012년 런던 올림픽을 계기로 셰익스피어 문화산업은 '월드클래스 스트랫포드 프로젝트'(2007년~2020년)라는 도시발전 종합계획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이 프로젝트는 거주자, 기업 및 방문객 모두가 만족할 수 있도록 도시에 매력을 부여하여 스트랫포드를 활기차고 세계적인 도시로 성장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방문자 경험의 질을 높이고 다양화하여 수준 높은 문화 관광지로 포지셔닝하고, 스트랫포드를 셰익스피어 유산과 그의 천재성을 체험할 수 있는 가장 의미 있는 장소로 만들고자 했다. 또 유네스코 세계유산 지위 획득을 위한 노력, 스트랫포드의 역사·건축·경관적 유산의 보존과 활용방안 모색,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방문객 확보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하였다.

월드클래스 스트랫포드 프로젝트의 중심에는 셰익스피어 생가재단이 주최하는 셰익스피어 탄생축제와 로열 셰익스피어 극장과 극단이 주축이 되는 '셰익스피어 문화만들기'가 있다.

셰익스피어 문화만들기는 셰익스피어 관련 강연, 국가 기념일 행사, 연극 공연, 시 축제, 셰익스피어 탄생축제 등으로 구성된다.

지역축제는 지역주민들의 삶과 문화적 요소가 반영되는 공동체적 성격을 가진다. 하나의 유기체로 인식되는 사회는 프랑스의 사회학자 에밀 뒤르켕(Emile Durkheim)이 말하는 '집단의식'이나, 칼 융이 말하는 '문화원형'을 가지고 있다. 월드클래스 스트랫포드 프로젝트 속 셰익스피어 문화만들기는 영국의 정체성을 셰익스피어를 통해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것이다(시대를 막론하고 인정받는 세계 최고의 대문호 셰익스피어, 세계 공용어가 된 영어, 전 세계의 언어로 번역되어 널리 알려진 그의 작품들). 이렇게 셰익스피어 문화만들기는 영국이 가진 '최고', '제일', '명성'의 가치를 세계인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다.

 

'세계 초인류도시 인천'에 바란다

제물포 르네상스 프로젝트는 도시발전의 이야기를 문화산업과 관광을 통해 써나가고자 한다. 도시 브랜딩은 가치를 지닌 도시를 만들고, 그 도시의 특성을 지역의 고유한 문화로 인식시키고, 축제나 관광으로 스토리텔링하여 지역경제 활성화를 모색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인천은 이제 '시민이 행복한 세계 초일류도시'를 향해 '제물포 르네상스'를 시작했다. 시민을 이해하고, 시민이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서, 시민의 참여로 인천의 르네상스가 다가오길 바란다.

박지선 인하대 문화경영학전공 교수·엠플러스인사이트 브랜드전략연구소 소장

/박지선 인하대 문화경영학전공 교수·엠플러스인사이트 브랜드전략연구소 소장

/공동기획=인천일보·인천학회·인천도시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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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글로벌 도시를 위한 문화비전] 다양한 문화 공존하고 협치해야 경쟁력 '쑥쑥' 얼마 전 인천일보에 '인천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라는 내용으로 칼럼이 게재되었던 것이 기억난다(2021.10.11).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인천상륙작전' '인천공항' '인천항' '차이나타운' '연안부두' '월미도' '송도신도시' 등이 떠올랐는데, 요즘 들어서는 'K-바이오 도시'로 점차 알려지고 있다. 인천의 위상이 점차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래서 민선 8기가 들어선 2022년부터 인천 발 [인천 글로벌 도시를 위한 문화비전] 뮤지엄 콤플렉스 디딤돌로 문화도시 도약 꿈꾼다 First Ever, 최초를 넘어 최고가 되다인천은 대한민국의 최초가 되고 인천 최고를 의미하는 'First Ever'를 인천 도시브랜드의 핵심 가치로 설정했다. 인천은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시작된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수많은 문화유산들을 보유하고 있다. 인천이 갖는 입지적 중요성은 인천을 '최초'들이 시작된 도시로 만들었다. 1883년 개항 이후 인천을 통해 각종 근대문물이 도입되었고, 인천은 국제도시로 변모해 가며 다양한 최초들이 시작됐다. 그중에는 최초의 공립박물관도 포함된다. 광복 이듬해인 1946 [인천 글로벌 도시를 위한 문화비전] 제물포 매력 키울 '미래도시 디자인' 그려야 민선 8기 인천시의 시정 목표는 '시민이 행복한 세계 초일류도시 인천'이다. 핵심 공약인 '뉴 홍콩시티'와 '인천의 심장, 제물포(인천내항)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최우선 사업으로 추진 중이다. 이중 '제물포 르네상스'는 대한민국의 근대화를 이끈 인천 내항(옛 제물포) 일대를 문화와 관광, 산업이 융합하는 새로운 도시로 재탄생시키는 프로젝트이다. 제물포 르네상스라는 용어는 제물포(공간)와 르네상스(목표)의 합성어로, 제물포라 일컫는 쇠퇴된 중·동구라는 공간을 다시 르네상스(부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