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고 싶고 가고 싶은 보물 '섬' 만들기

백령공항 2년 당겨 2027년 개항 논의
백령항로 대형 여객선 도입 적극 검토

'애인병원' 사업 등 의료 인프라 확충
서해5도 '정주생활지원금' 인상 추진

관광 주제 발굴 '명소화 사업' 5월 개시
지역 체류형 관광 프로그램 확대 운영
▲ 유정복 시장이 이달 15~16일 1박 2일 일정으로 백령도·소청도·대청도를 차례로 방문했다. /사진제공=인천시
▲ 유정복 시장이 이달 15~16일 1박 2일 일정으로 백령도·소청도·대청도를 차례로 방문했다. /사진제공=인천시

40개의 유인도와 128개의 무인도,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진 섬을 품은 도시, 인천. 인천의 섬들은 때로는 그곳을 찾는 이들에게 그 품을 내어주기도 하고, 또 때로는 한발 물러서기도 하는 공간으로서 지역에 특색 한 스푼을 더한다.

인천시가 이러한 인천 속 보물 '섬' 발굴과 지원에 열심이다. 유정복 시장은 지난해 임기를 시작해 취임 7개월여 만에 벌써 두 차례나 섬을 찾으며 애인(愛仁)섬 만들기 프로젝트 등을 바탕으로 섬 지역 활성화에 나섰던 지난 민선 6기 당시에 이어 유별난 섬 사랑을 드러냈다. 특히 이달에는 1박 2일 일정으로 백령도와 소청도, 대청도를 찾아 섬들을 둘러보고 주민과 소통했다.

섬 지원의 스펙트럼은 넓다. 섬 자원을 활용한 차별화된 관광콘텐츠를 발굴하고 테마 관광지로 육성하는 것부터, 공항 건설과 여객선 도입, 의료 인프라 개선, 정주생활지원금 향상 등을 통한 도서 지역 개발·지원까지 다양하다.

이러한 다각적 지원 구상 아래에는 섬이 가진 가치와 특성, 잠재력에 대한 이해, 그리고 외로움에 대한 공감이 자리한다. 보존과 개발 사이 적절한 균형 맞추기도 여기서부터 출발한다.

 


 

▲ 유정복 시장이 이달 15~16일 1박 2일 일정으로 백령도·소청도·대청도를 차례로 방문했다. /사진제공=인천시
▲ 유정복 시장이 이달 15~16일 1박 2일 일정으로 백령도·소청도·대청도를 차례로 방문했다. /사진제공=인천시

▲섬, 잇다…서해5도 바닷길·하늘길 '청사진'

입지 특성상 섬은 육지에 비해 열악한 접근성으로 대부분 '외딴 섬'이란 오명을 안고 살아왔다. 지역주민 삶의 질 저하와 인구 이탈 등은 고질적 문제로 꼽힌다.

특히 최북단이자 접경지인 서해5도의 경우 뱃길에만 의존해 오가야 하는 만큼 접근성 강화는 지역의 최대 숙원이었다.

지난 15일 서해 최북단 섬 백령도를 찾은 유정복 시장도 찾아가기 쉬운, 그리고 더 살기 좋은 섬을 만들기 위한 접근성 개선 의지를 강조하고 나섰다.

지난해 백령공항 건설사업이 오랜 도전 끝에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며 본궤도에 올랐고, 지자체가 대형 여객선 도입 및 준공영제 도입 등을 본격 추진하면서 최북단 섬 주민과 방문객의 교통 편익 향상에 파란불이 켜졌다.

백령도에 하늘길을 여는 백령공항 건설사업은 옹진군 백령면 솔개지구 일원에 50인승 소형공항을 건설하는 것이다. 공항 개항 이후에는 '1일 생활권' 실현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 유정복 시장이 이달 15~16일 1박 2일 일정으로 백령도·소청도·대청도를 차례로 방문했다./사진제공=인천시
▲ 유정복 시장이 이달 15~16일 1박 2일 일정으로 백령도·소청도·대청도를 차례로 방문했다./사진제공=인천시

사업은 지난 2014년 시작됐지만 10년 가까이 정부 문턱을 넘지 못하다 지난해 세 번째 도전 끝에 예타를 통과하며 닻을 올렸다.

국토부는 올해 기본계획·타당성 평가를 실시하고 기본·실시설계를 거쳐 2025년 착공, 2029년 개항한다는 목표다. 시는 이보다 2년 앞당긴 2027년 개항을 위해 국토부와의 협의를 추진 중이다.

백령항로를 오가는 대형 여객선 도입 기대감도 있다. 시는 옹진군과 협의해 2000t급 여객선 도입 지원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백령항로 여객선 결항률이 연간 26%를 웃도는 데다 여객선 중 한 척은 선령 만기로 오는 6월부터 운항 중단을 앞둬 새 대형 여객선을 도입하는 것이 사업의 핵심이다.

운항 선사 모집 유찰로 난관을 겪어오면서 돌파구 마련에 속도를 올리는 모습이다. 옹진군에서 관련 조례를 개정해 신조선과 중고선·용선 지원이 가능하게끔 했고, 지난해 중앙정부에 대형여객선 건조에 대한 국비 지원도 건의했다. 또 중고선 매입과 대체선 도입 등 지원 방안을 강구한다는 계획이다.

 

▲ 유정복 시장이 지난해 10월 북한 포격과 관련해 소연평도를 찾았다. /사진제공=인천시
▲ 유정복 시장이 지난해 10월 북한 포격과 관련해 소연평도를 찾았다. /사진제공=인천시

▲섬, 세우다…정주 여건·인프라 개선으로 '살기 좋은 섬' 조성

섬 지역에 터를 잡은 주민들을 위한 지원과 정주 여건 개선에도 드라이브를 걸었다.

삶의 질 개선 최우선 과제는 의료취약지인 섬의 의료 인프라 다지기다. 민관 협력을 통해 공공의료의 한계를 극복한다는 구상이다.

지난해 덕적면, 대청면에서 섬 주민 무료 진료사업이 재개됐고 이달 초에는 백령병원·인하대병원 원격화상협진시스템이 운영을 시작했다.

또 연륙교가 없는 강화·옹진군의 7개 면 단위 섬 지역에 '애인(愛仁) 병원' 사업을 보다 강화한다.

애인 병원은 이들 섬 지역에 주치(主治) 병원을 지정하고 병원선을 새로 건조하는 등 도서지역에 의료 지원을 추진하는 사업이다. 1개 섬과 1개 병원을 연결해 추진하는 사업은 지난해 3개 기관에서 올해 4개 기관을 추가해 총 7개 병원으로 확대, 섬 지역 7곳에 대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옹진군 3개면·9개 섬을 대상으로 운영 중인 병원선의 노후화에 따라 새 선박 건조사업도 추진 중으로, 200t 규모의 새 병원선을 오는 2024년까지 건조해 2025년부터 운항할 예정이다.

▲ 유정복 시장이 지난해 10월 북한 포격과 관련해 소연평도를 찾았다. /사진제공=인천시
▲ 유정복 시장이 지난해 10월 북한 포격과 관련해 소연평도를 찾았다. /사진제공=인천시

특히 서해5도는 접경지역인 만큼 주민들은 불안을 안고 살아간다.

지난해 10월에도 북한의 포 사격으로 포탄이 연평도 등 서해5도 북방한계선 완충 구역에 떨어지며 주민 불안이 고조됐다.

이에 유 시장과 허식 시의회 의장 등이 연평도를 찾아 현장을 점검하고 주민들과 만나 서해5도 지역에 대한 특별행정체제 관리, 주민 지원 확대 등을 강조하고 나섰다.

시는 서해5도 주민을 위한 정주생활지원금 인상을 지속해서 추진한다. 올해 12만원에서 15만원으로 인상된 것을 거주 기간별 차등 없이 최대 20만원(6개월 이상 거주 주민)까지 인상한다는 목표로, 관련 규정 개정과 국비 확보를 위한 중앙정부와의 협의에 나설 계획이다.

이와 함께 주민대피시설을 점검, 확충하고 주민수요 따른 평시 활용 등도 지원한다. 또 대피시설 내 주민용 방독면을 확충해 확보율도 100%로 높일 예정이다.

 

▲ 유정복 시장이 민선6기 재임 시절인 지난 2014년 11월 연평도를 찾았다.
▲ 유정복 시장이 민선6기 재임 시절인 지난 2014년 11월 연평도를 찾았다. /사진제공=인천시

▲섬, 알리다…청정 자원 활용 콘텐츠로 관광 명소화

인천의 보물섬들을 많은 이들이 찾는 명소로 만들기 위한 사업도 이어진다.

시는 올해 인천 섬 명소화 사업, 인천섬 도도하게 살아보기 등 다양한 사업 추진을 통해 고유의 섬 자원을 활용한 관광 콘텐츠를 발굴하고 인천관광을 유도한다는 구상이다.

오는 2025년까지 3년간 옹진·강화·중구·서구 등 섬 관련 지자체 가운데 시범 육성 대상 1개 섬을 선정하고, 관광 주제를 발굴해 관광 콘텐츠화하는 '인천 섬 명소화 사업'의 첫발을 뗀다.

이달 서류평가위원회 구성, 공모를 거쳐 내달 대상 섬을 선정하고 5월부터 사업을 본격 추진할 예정이다.

이에 더해 섬과 음악, 관광을 접목한 '주섬주섬 음악회'를 여행상품 개발을 통한 상품 구성 다양화, 친환경 부대 프로그램 운영을 통한 친환경 음악회 조성 등을 통해 한층 강화해 진행한다.

지난 2021년 시작된 청정 섬 자원을 활용한 지역 체류형 관광 프로그램 '인천섬 도도하게 살아보기'도 올해부터 17개 섬, 70회 운영 등으로 확대해 추진한다.

특히, 백령공항이 개항할 백령 일대를 관광, 숙박, 레저 등이 어우러진 '공항경제권'으로 개발하고, 백령-대청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증 추진 등을 통한 관광 활성화도 꾀한다는 구상이다.

유 시장은 “우리의 귀중한 자산인 섬을 잘 보존하고 가꿔가는 동시에 서해5도를 비롯한 섬 지역의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고 거주 주민들의 정주 여건 향상과 지역 발전을 위해서도 더 많이 노력하고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정혜리 기자 hye@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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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섬 활성화에 나선 인천시, 기대가 크다 인천시가 인천 섬 지역 활성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취임 7개월여 만에 두 차례나 서해 5도를 방문했다. 최근 1박 2일 일정으로 백령도와 소청도, 대청도를 찾아 주민들과 소통하며 섬 활성화에 의지를 보이고 있다. 유 시장의 섬 사랑은 지난 민선 6기 시절에도 애인(愛仁)섬 만들기 프로젝트 등을 추진하는 등 각별하다.인천은 40개의 유인도와 128개의 무인도가 있는 도시이다. 섬마다 특색 있는 문화와 천혜의 자연 풍광이 있어 많은 관광객이 찾는다. 하지만 교통 접근성 등 정주 여건이 열악해 섬 주민뿐 아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