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세피해지원센터 개소 첫날

“집주인 연락 두절” 등 한숨 가득
센터 “인천, 집단피해 많은 상황”
HUG·법률공단·LH 상담 제공
제도적 장벽·체감도 부족 지적도
▲ 31일 인천 부평구 더샵 부평센트럴시티 상가에 임시 개소한 인천시 전세피해지원센터에서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이날 문을 연 센터에서는 전세피해 확인서 심사와 금융·긴급 주거지원, 법률 상담 등을 안내 받을 수 있다. /이재민 기자 leejm@incheonilbo.com

“전세 계약한 직후 집주인이 바뀌었고 한두 달 전부터 새로운 주인과도 연락이 끊겼어요. 얼마 후면 계약 기간이 끝나는데.”

31일 오전 10시가 조금 넘은 시각, 인천 부평구 십정동 인천광역주거복지센터 사무실에 임시로 문을 연 전세피해지원센터.

계산역 인근 전세 보증금 1억6600만원짜리 빌라에 사는 김모(42)씨는 30여분 만에 센터에서 발걸음을 돌렸다. 그의 곁에는 칠순이 넘은 아버지와 열한 살 아들이 있었다.

그는 “전세 사기가 많다는 소식을 듣고 등기부등본을 발급받아 보니 압류 상태로 나오고 집주인과도 연락이 두절됐다”며 “처음에는 이상하다 싶었는데 인터넷으로 정보를 찾아보다가 용어도 어렵고 막막한 마음에 여기까지 왔다”고 털어놨다.

인천 전세 사기 피해자를 지원하는 센터가 이날 업무를 시작했다. 지난해 9월 서울 강서구에서 전세피해지원센터가 문을 연 지 넉 달여 만이다. 국토교통부는 “인천은 전세 사기 피해 규모가 큰 지역”이라며 “정식 개소에 앞서 상담을 우선 실시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서울에서 전세 사기 사례를 접수한 2400여명 가운데 인천 피해자는 340명이 넘는다고 센터 측은 설명했다.

▲ 31일 인천 부평구 더샵 부평센트럴시티 상가에 임시 개소한 인천시 전세피해지원센터에서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이날 문을 연 센터에서는 전세피해 확인서 심사와 금융·긴급 주거지원, 법률 상담 등을 안내 받을 수 있다. /이재민 기자 leejm@incheonilbo.com
▲ 31일 인천 부평구 더샵 부평센트럴시티 상가에 임시 개소한 인천시 전세피해지원센터에서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이날 문을 연 센터에서는 전세피해 확인서 심사와 금융·긴급 주거지원, 법률 상담 등을 안내 받을 수 있다. /이재민 기자 leejm@incheonilbo.com

센터에선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법률구조공단,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파견 나온 직원들이 법률·주거·금융 지원 상담을 제공한다. 강현정 전세피해지원센터장은 “서울 강서구가 빌라 위주 피해라면 인천은 건설업체가 개입한 '나홀로 아파트'나 오피스텔 사기 형태”라며 “동 단위 집단 피해자가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상담이 시작되자마자 센터를 찾은 60대 남성도 집단 피해자 가운데 한 명이었다. 제물포역 인근 미추홀구 숭의동에 위치한 56세대 규모 한 동짜리 아파트에서 아들과 단둘이 사는 그는 “다른 집들은 경매가 진행 중이다. 전 재산이나 마찬가지인 보증금을 한 푼도 건지지 못한 채 하루아침에 날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센터는 전세 사기 피해자들이 기댈 수 있는 유일하다시피 한 공간이지만 구제책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이날 금융 상담을 하던 30대 남성이 10분도 되지 않아 센터를 떠나는 모습도 보였다. 그는 “기존 대출을 낮은 금리로 갈아타는 방법을 문의하려고 왔지만 신규 대출이 아니면 지원받을 수 없다고 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주거 지원도 피해자들이 체감하기엔 거리가 있다. 긴급지원주택에 입주할 수 있는 시기도 불투명하다. 인천시와 LH가 임대주택 공급을 협의 중인데 대상자 선정 기준조차 마련되지 않았다. LH 인천지역본부 관계자는 “임대주택 226호를 확보한 상황”이라면서도 “피해자 규모가 파악되지 않았고, 임대주택 공급 물량도 한정적”이라고 밝혔다.

▲ 31일 인천 부평구 더샵 부평센트럴시티 상가에 임시 개소한 인천시 전세피해지원센터에서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이날 문을 연 센터에서는 전세피해 확인서 심사와 금융·긴급 주거지원, 법률 상담 등을 안내 받을 수 있다. /이재민 기자 leejm@incheonilbo.com
▲ 31일 인천 부평구 더샵 부평센트럴시티 상가에 임시 개소한 인천시 전세피해지원센터에서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이날 문을 연 센터에서는 전세피해 확인서 심사와 금융·긴급 주거지원, 법률 상담 등을 안내 받을 수 있다. /이재민 기자 leejm@incheonilbo.com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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