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천시의회가 시 승격 이후 20년 만에 정례회·임시회 때 집행부의 주요 업무보고를 국장급이 하도록 시에 통보했다. 사진은 지난 167회 임시회 때 모습./사진제공=포천시의회

포천시의회가 오는 31일부터 제169회 임시회를 연다.

이번 임시회는 다음 달 9일까지 10일간 지난해 성과와 올해 추진사업, 조례안 등을 주로 다룬다.

관심은 보고자다. 지금까지 집행부의 주요 업무는 과장(5급)이 직접 보고했다. 하지만 올해부턴 국장(4급)이 대신한다.

포천시는 지난 2003년 시 승격 이후 조직이 국 체제로 바뀌었다. 그런데도 국장이 아닌 과장이 의회에 업무보고를 했다.

이러다 보니 정례회·임시회 때 국장보다는 과장이 더 바빴다.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거나, 필요하면 요청한 자료를 들고 가서 보충 설명하는 등 진땀을 흘렸다.

이런 이유로 일하는 국장은 그리 많지 않았다. 일부 국장은 시에서 추진하는 사업조차 모를 정도였다. 우스갯소리로 공직 내부에선 국장 자리는 ‘쉼터’란 말까지 나왔다.

이와는 달리 같은 해 시로 승격한 양주시는 변화를 줬다. 특별한 사유를 제외하곤 국장이 모든 행정을 의회에 보고했다. 행정 사무감사 때도 마찬가지였다.

국장이 의원들한테 보고할 때 과장은 옆자리에 앉아 있다가 세부사항만 보충 답변하곤 했다. 팀장급(6급) 이하 직원은 참석하지 않았다.

양주시의회는 시 승격 당시 민원인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양주의 새로운 미래를 위해 이같은 조치를 내렸다.

이러면서 변화가 생겼다. 국장급 간부공무원들은 매일 업무파악에 주력했다. 각종 현안사업도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 등 바쁜 일정을 보냈다.

인천일보는 이런 문제점을 지적했다. <2022년 9월6일자 18면 ‘양주와 포천은 왜 다를까?’>

그러자 포천시의회는 의원들과 상의한 뒤 올해부터 보고체계를 과장이 아닌 국장으로 바꿨다. 시로 승격한 지 무려 20년이 지나서다.

상황이 이러자 시는 당황하는 눈치다. 국장들이 해당 부서의 주요사업에 대해 업무파악이 안 됐다는 이유에서다.

한 공직자는 “국장이 담당하는 부서가 많게는 8곳이나 된다. 해당 부서의 업무를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면서 “의원들의 질문에 어떻게 답변할지 걱정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연제창 의원은 “국장이 총괄해서 업무를 파악하는 게 전국적인 흐름이다. 그래야만 부서 간 협업이 가능하다”며 “국장이 의회에 업무 보고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기회에 국장이 해당 부서의 업무를 잘 파악해 유기적인 협조와 함께 각종 사업이 원활히 진행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의회는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2022년도 주요 업무 추진실적과 2023년도 주요 업무계획을 보고받는다.

여기에 더해 지난해 행정 사무감사 때 지적한 사항에 대해서도 결과를 보고받을 예정이다. 이때 국장·단장·소장 등이 보고하고 답변한다.

/포천=이광덕 기자 kdlee@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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