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원준 황원준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
▲ 황원준 황원준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

40대의 젊은 기업인이 진료실에 들어온다. “이제는 마지막이에요. 갈만한데 다 가봤는데,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하고 병원마다 '신경성'이라고 신경 쓰지 말고 살라고, 정신건강의학과에 가보라고. 치료할 수 있어요? 혹시 나중에 정신병이 되는 것 아닙니까?” 체념한 듯 낮은 목소리로 억지로 끌려온 것처럼 말한다.

정신건강의학과 진료실에서 환자들은 이런 소화기계 증상을 많이 호소한다. 이들은 종합검사나 내시경 등의 검사를 한 두 번 받아본 것이 아니다. 한의원에서 값비싼 처방도 수차례 받아왔다. 분명히 아픈데 검사에서 이상이 없다 하니 믿기지 않는다. 가족과 직장 동료들 보기에도 민망하다. 꾀병 같아서 눈치도 보인다. 이 병원 저 병원 돌아다닌다. 그래도 결과는 이상이 없다는 말만 듣는다. 이를 '닥터 쇼핑'이라고 일컫는다. '신경성'이라는 말만 듣게 되며, 결국에는 건강염려나 우울증이 생긴다.

스트레스가 질병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할 때 이런 용어를 사용해야 한다. 심리적 문제나 환경적 스트레스로 인한 소화기계 질환은 다양하다. 장기마다 기능적 변화를 일으켜서 나타나는 기능적 위장관 질환으로 구(목 안에 덩어리가 매달려 있는 느낌과 쪼이는 느낌이 드는 증상), 기능성 흉통·소화불량, 스트레스 궤양, 과민성 대장 증후군, 기능성 변비·설사·복통 등을 들 수 있다. 이 같은 소화기계 증상은 위장관 기능의 변화로 인하여 오는 경우가 많다. 물론 먼저 내과적으로 검진하고 나서 이상이 없거나 지나친 증상을 호소할 때 정신건강의학과 진료가 필요하다. 위장관의 기능 항진이나 저하에 스트레스가 민감한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위장관의 신경계와 뇌의 중추신경계가 상호 연관이 있음을 의미한다. '속 상하면 속 쓰리다.' 앞에 속은 마음이고, 뒤에 속은 위를 의미한다. 즉 마음이 상하면 위가 쓰리다.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는 평가와 치료가 동시에 시작이 된다. 환자의 얘기를 경청해 줘야 한다. 처음 방문했을 때 세밀한 이학적 검사, 혈액검사와 내시경 등을 해야 한다. 이후 6개월에 한 번씩 정기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이는 혹시나 놓쳤던 기질적 질환을 찾아내고 실제 기질적 질환이 없음을 환자에게 확신해 주는 과정이다. 의사는 환자가 생활 사건의 변화와 증상, 심리적 요인을 스스로 볼 수 있는 거울이 되어 주어야 한다.

정서적으로 불안정하고 자존심이 낮아져 있으므로 비난과 힐책보다는 안심과 격려가 필요하다. 특히 우울증, 공황 장애, 광장 공포증, 건강염려증, 인격 장애 등이 동반될 경우가 많으므로 항우울제, 항불안제, 기분안정제 및 정신건강의학과적 치료가 필요하다.

예방이 중요하다. 속상할 일을 만들지 말자. 속상한 일 있으면 바로 풀자. 어떻게? 행동이 아니라 말로 표현하고 뱉어내자. 살아가면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수는 없지만 덜 받아야 한다. 어느 분은 스트레스가 전혀 없다고 스트레스, 불안, 우울 척도검사 항목에 '0점, 0점, 0점'으로 체크한다. 이런 결과는 죽은 사람이다. 스트레스가 있는데 머리로 없다고 부인한 경우이다. 속상한 일은 바로 풀어 버리자. 쌓아 두면 훗날 눈덩이처럼 커져서 해결하기 어려워진다. 화병이 대표적이다. 그날의 분노, 화 같은 부정적인 감정은 해가 지기 전에 풀고 잠자리에 들라고 성경에서 말한다.

/황원준 황원준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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